[서평] 네 이웃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라 – 랍 벨/던 골든

한 때 신학생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던 동영상이 있었다. 랍벨이라는 목사가 당시로써는 꽤나 혁신적인 방식으로 설교를 하는 Nooma 시리즈였다. 내가 봤던 동영상에서는 거리를 걷는 랍벨을 카메라가 무빙으로 따라가면서 이야기하듯 설교를 끌고 나가는 방식이었다. 당시 설교 내용도 꽤나 좋았지만 설교를 하는 그의 동작이나 표정을 통한 감정전달이 정말 예술이라고 생각했었다. 설교자라기보다는 연예인의 연기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 우리나라에 랍벨의 책이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은데… 누마 시리즈가 그랬듯 이 책은 제목부터 파격적이다. [Jesus wants to save Christian] 그대로 직역하면 ‘예수는 크리스챤을 구원하기 원한다’는 제목이다. 한국판은 파격적인 제목보다는 내용에 촛점을 맞춘 제목을 선택했다. 예수가 불신자들이 아니라 크리스챤을 구원하기 원한다니… 교회 어른들이 들으시면 노발대발 하실 제목이다. 제목처럼 내용도 일반적인 기독교 관점에서 보기엔 상당히 파격적이어서 그렇게 만만하진 않지만 랍벨의 장점은 그것을 굉장히 쉽게 풀어 나간다는 것이다. 일단 구성만 보면 굉장히 복잡하다. 성경 이야기의 앞뒤를 마구잡이로 오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서문의 주의사항처럼 중간중간 뛰어넘고 읽었다간 큰코다치기 쉽상이다. 물론 전체적인 내용은 하나의 큰 틀이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번져 나가고 있는 ‘반제국적 성서해석’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중심으로하는 세계 질서를 로마시대의 제국주의에 비교하며 예수의 사역과 성경의 내용이 이런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해석방법이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제국의 힘의 논리가 아닌 반제국적 메시지… 즉, 네 이웃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 내용 속에서 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만드신 창조의 하나님이기 이전에 이집트에서 종살이 하던 노예들의 탄식을 들으신 하나님으로 그려지며 예수는 제국의 폭력에 맞서 하나님이 선택하신 구원의 방식이다. 이런 해석방식은 진보 기독교 계열에서는 크로산이나 마커스 보그 같은 사람들에 의해서 많이 주장되어지던 내용이지만 굉장히 복음주의적이고 엔터테이너스러운 랍벨 목사를 통해 대중적으로 풀어 써졌다는 것이 이 책이 의미있는 이유라고 하겠다.

책은 전체적으로 쉽게 읽힌다. 요즘 Love Wins를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행간이 넓고 강조하는 부분에 있어서 가차없이 줄을 띄어 쓰는 것이 랍벨 특유의 방식임을 알게 되었다. 대충 이런 식이다. 이 책은 읽기 쉽지만 가볍지 않고 논리정연 하지만 심장을 뛰게 할만큼 충분히 감동적이다. 이렇게 짧게 짧게 치고나가는 부분은 휙휙하면 한두페이지가 금방 넘어가버린다. 상대방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려는 노력이 랍벨스럽다고 해야하나? 그동안 이런 내용의 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쉽고 재미있고 도전적으로 쓰여진 책은 없었다. 굉장히 지루한 할배투의 글이거나 교리적인 내용으로 초보자들은 이해하기 힘든 글들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새로운 메시지에 귀를 열고 가슴이 뜨거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지길 바란다.

특히나 나는 이런 반 제국적 메시지가 9.11사태 이후 미국인의 자기반성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우리나라에도 동일하게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단순히 미국적인 예수라느니, 아니면 교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느니, 하는 피상적인 문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 책이 던져주고 있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길 바란다.

– iPad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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