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원점이다.

한 5개월쯤 됐나? 뉴스앤조이 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들어가면서부터 나올때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시간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처음 이 쪽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시점은 100분 토론에 나온 박득훈 목사님을 보면서 교회개혁실천연대를 알게 된 시점이었다. 아무리 진보네 뭐네 해도 결국 교회 안에 몸담고 살던 사람이다보니 떠나지 않을거면 바꿔보자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뉴스앤조이를 알게 된 것은 그보다 조금 이른 시점이다. 김종희 기자가 미국에 갈 때쯤 내가 일하던 연구소에 인사를 드리러 왔었다. (물론 그땐 김종희가 누군지 몰랐다.) 어쨌든 그 후로 뉴스앤조이에서 교회 관련 기사를 보면서 댓글도 달곤 하는 정도였다. 가끔 기자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나면 멋도 모르면서 한번 지원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주님이 내가 그 일을 감당 못할 것을 아셨는지 이전에 하고 있던 일들과 겹쳐서 지원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지난번 교회 사역을 마무리하면서 뉴조에서 회원관리 직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사실 성향이야 기자가 맞는다고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든 이 바닥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에 그거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공고를 보자마자 이력서를 넣었다. 서울신대 예수전도단이라는 이 바닥과는 전혀 연줄이 없는 출신이다보니 그렇게라도 들어가면 뭐라도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1년 후쯤엔 대학원을 진학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대학원 포기를 생각할만큼 진지하게 현장 활동가의 삶을 고민하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면접때도 비슷하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면접에서 떨어졌다. 중략하고, 그 후에 뉴조에서 다시 연락이 왔고 쇼핑몰을 맡아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쇼핑몰이라는 일은 나와는 맞으면서도 맞지 않는 일이었다. 혼자 운영을 해야하다보니 나의 잡다한 지식이 빛을 발한 것도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삐걱 거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점이 절묘했다. 한참 전병욱 목사 사건으로 시끄럽던 시점이었으니까… 물론 난 그 사건을 시작부터 바라본 것이 아니라 그 전말이 어떤지는 아직도 모른다. 그리고 알고 있는 것 중에도 대외적으로 말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기자들이 취재하는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애사심(?)이 충만해지던 시점이었던 것 같다. 마치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라고 해야할까? 올바른 일이었다는 것,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일들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고 기자들로부터 그런 공유들이 있었다면 아마도 난 아직 뉴조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인생의 진로까지 바꿀 생각으로 어렵게 들어간 곳이었지만 나오기는 의외로 쉬웠다. 지금도 나는 내가 이렇게 쉽게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 안타깝다. 누구 말처럼 시스템 문제는 아니다. 나갈 수 없을만큼 값진 곳이었다면, 내가 하는 일이 값진 일이라고 옆에서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나 스스로가 혹은 다른 누군가가 나에게 가슴떨리는 무언가를 보여줬다면 그리 쉽게, 맘 편하게 나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짧은 시간의 뉴조 생활이 나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어쨋든 처음 들어갈 때의 목적은 성취했다. 어중간한 자리였지만 그 바닥에 발을 들이밀어봤고 좋은사람들도 알게 되었다. 감사했던 사람, 감싸주고 싶었던 사람, 감히 만날 수도 없었던 사람을 만났다. 그만두고 나서도 ‘나’라는 사람을 아깝다 말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이 바닥으로 돌아왔을 때 반가워 해줄 사람들을 만나서 다행이다.

그리고 나름 글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다. 비록 내가 쓰기 원했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뉴조에서 썼던 글들이 앞으로 쓰는 글에 꽤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

물론 잃은 것도 있다. 인생을 걸고 따라갔을지도 모르는 큰 별 하나를 잃었다. 인생에 멘토가 중요하다는데, 내가 멘티로서의 자격이 없었던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맘 편하다. 관계의 문제나 시스템의 문제는 둘째치고 한마디 말이었다면 참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앞으로 빠른 시점에 대학원을 가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는 중이다. 학교에 들어갈 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준비는 할 생각이다. (주님의 일을 하는 자격을 얻는데 이렇게 돈이 많이 들 줄 알았다면 애초에 시작도 안했을거다.) 많이많이 돌아오다보니 꽤나 늦어졌지만 그리고 어쩌면 앞으로 더 많은 방황을 하고서야 돌아갈지도 모르지만 무언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빨리 내가 통과해야 하는 길을 지나가야 한다는 것을 느낀 시간들이었다. 약 5개월 전에 뉴조를 들어가기 전까지 했던 생각을 지금에서야 다시 하고 있다. 어쩌다보니 다시 원점이다. 그래, 여기가 원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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