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한 마음

여자친구 생일입니다.
매번 선물을 준비했다가 옆에서 눈 동그랗게 뜨고 선물 뭐냐고 물어보는 여자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실토하고 말았었는데 금년엔 끝까지 안가르쳐 줬습니다. ㅋㅋㅋ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장자끄 상뻬라는 작가의 일러스트 작품집 같습니다.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ㅋㅋ) 예전에 홍대에 있는 ithinkso에 들렀을 때 여자친구가 좋아한다고 했던 말이 기억나서 샀습니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샀습니다. 표지 이미지도 뭔가 러블리해서 좋았구요.
내 여자친구는 나에게 없는 것을 참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갖지 못한 감성을 가졌고, 내가 갖지 못한 마음 속의 세계를 가졌습니다. 옆에 있다보면 그 세계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어린 딸이 산타가 실제 있다고 믿는 마음을 지켜주고 싶어서 크리스마스마다 산타 복장을 하고 베란다에 숨어서 덜덜 떠는 아빠의 마음처럼 지켜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내가 어려서부터 너무 일찍 겪어왔던 차가운 세상이 이 사람에겐 원래 존재하지 않는 세상인 것처럼 믿게 해주고 싶습니다. 아프고 힘든 것, 세상의 거친 모든 것들… 지금 내가 겪어오면서 단련되고 굳은 살이 베겨버린 그 세상으로부터 이 사람만은 지켜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난 이 사람 옆에 있으면 내 모든 아픔이 감사합니다. 지난 날 흘렸던 눈물과 지나간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그만큼 이 사람을 지켜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여자친구는 키가 작습니다. 그래서 높이 있는 뭔가를 집으려 할 때는 내가 집어줘야 합니다. 높은 의자에 앉을 때도 다리가 닿지 않아 불편합니다. 가끔 농담섞인 투로 이야기합니다. 나에게 맞춰서 태어나느라 불편하게 태어났다고… 그럴 때면 나 때문에 불편하게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말합니다. 근데… 정말 고맙습니다. 나 때문에, 내 절름발이 인생에 맞춰서 태어나 줘서… 내가 싫어하던 나의 삶이 감사일 수 있는 이유를 알려줘서…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내 각별한 사람.

– 블로그 프레스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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