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에게 있어서 악의 현실성(사회적 차원)

바울은 제도적 죄(institutional sin) -사회적 제도 속에서 발휘되는 죄의 권세(부정과 조작 등)- 라는 현대적 관념을 기조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 요점은 잘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고전 1:26~29에서 자기 나름대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하나님을 인식하지 않는 하나의 조직화된 사회적 가치들의 체제로서의 세계를 제시한 것이다.

26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이 부르심을 받을 때에, 그 처지가 어떠하였는지 생각하여 보십시오. 육신의 기준으로 보아서, 지혜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권력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가문이 훌륭한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27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상의 어리석은 것들을 택하셨으며,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셨습니다.
28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비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을 택하셨으니 곧 잘났다고 하는 것들을 없애시려고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택하셨습니다.
29 이리하여 아무도 하나님 앞에서는 자랑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가 문제 삼았던 것은 이 악의 차원의 현실성이었다. 곧, 그는 개인과 사회생활 속에 침투하여 마치 무자비한 노예 상인처럼 개인과 사회를 휘어잡고 몰아가며 사람들을 꽁꽁 휘감아서 죽음의 처지로 이끌어가는 그런 악의 현실을 문제로 삼았던 것이다. 바울은 복음이 바로 그것을 상대하는 수단임을 확실히 믿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도 무자비하리 만큼 솔직하게 이러한 죄의 권세를 인격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 제임스 던 <바울신학>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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