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뚜껑대신 마음을 여는 공감 글쓰기 – 이강룡

이 글은 뉴스앤조이 공부방 글쓰기 모임을 위해서 썼던 그야말로 독후감입니다.ㅋ

        우리나라에서 백수가 책을 산다는 것은 꽤나 부담되는 일입니다. 일을 그만두고 한달 가까이 놀고 있으면서 이런 저런 눈치를 보고 있는 사람에게 1,200원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교보에서 읽어버리기로 마음먹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때 마침 광화문 교보문고가 재개장을 했다고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구석구석마다 책을 읽으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앉을 곳을 찾는데도 한참이 걸렸습니다. 오래 앉아있기도 힘들고 집중을 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워낙에 책 읽는 속도가 늦은 나 같은 사람이 책 한권을 다 읽고 나온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책이 그렇게 빡빡한 책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책에 대한 느낌은 특별히 어떤 이론을 가르치는 책이기 보다는 “이 책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 있습니다.” 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견본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중심적인 테마가 ‘공감’이다보니 구성과 전개 같은 조금은 딱딱한 내용보다 개념을 재구성하거나 비유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글쓰기 테크닉들이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사실 전체적으로 약간은 식상할 수 있는 내용들인데도 그런 주제들을 재미있게 잘 쓰고 있어서 집중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전도사 일을 하면서 설교를 작성하다보면 가장 먼저 부딪치게 되고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것이 바로 ‘공감’이라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설교’라는 영역을 설정해놓고 이 책의 내용들을 하나하나 맞춰봤던 것 같습니다. 비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개념을 어떻게 재구성해야하는지, 맥락이라는 것이 왜 중요한지 같은 문제들이 하나의 설교문을 작성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내용들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설교를 하는 사람들이 글을 쓰는 특징 가운데 하나일지 모르지만 무언가를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무언가를 전달하려다보니 쉽게 열린 표현보다는 닫힌 표현들을 많이 쓰게 되고 공감을 얻어내기 보다는 단정하는 표현들을 자주 쓰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의 테크닉 가운데 하나는 글쓰기 가운데 독자가 관여할 공간을 남겨주라는 말이었습니다. 무엇을 말하기 보다는 말하지 않고 남겨두라는 것이 저자의 어드바이스입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그림 그리듯 보여주고 맥락을 이해시키면 나머지는 독자가 알아서 한다는 것이지요. 말은 쉽지만 독자들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쉽지 않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비슷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설교에서 가장 힘든 것이 개념을 설명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기독교의 개념이라는 게 이런 것들입니다. ‘죄인이지만 죄인이 아닌, 하나이지만 셋인, 인간이면서 신인, 이미 왔지만 아직 오지 않은…’ 그렇다보니 개념은 장황해지고 난해해집니다. 그런데 저자는 개념으로부터 멀어져야 개념으로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건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너무 쉽게 무시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이해시키려는 열심 때문에 쉽게 범하는 실수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어찌보면 정작 글을 쓰면서 전달하려고 하는 본질을 놓쳐버리는데서 오는 실수는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예전에 어떤 영화의 한 장면 가운데 이런 대사가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이 저자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글을 쓰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설명보다는 대화로, 크고 일반적인 이야기보다는 작고 소소한 이야기로 이끌어 갑니다. 심지어는 고급독자라는 이름으로 글쓰기에 공감할 수 있는 독자층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말합니다. 어쩌면 저자가 이 책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쓰길 원하는 글이라는 것은 그가 결론부에서 정리하고 있는 다섯 가지 요소로 가뿐하게 정리될지도 모릅니다. “구체적인 것, 쉬운 것, 현실적인 것, 사소한 것, 평범한 것.” 자꾸 거대한 것을 요구하고 정확한 것을 요구하고 일반적인 것을 요구하는 세상 속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구체적이고 쉽고 현실적이고 사소하고 평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뚜껑대신마음을여는공감글쓰기
카테고리 인문 > 독서/글쓰기 > 글쓰기 > 글쓰기일반
지은이 이강룡 (뿌리와이파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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