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마가의 예수 이야기 – 베르너 켈버

국신학 연구소에서 나오는 신학 사상 문고에서 나오는 책들은 참 좋은 책들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이것저것 사놓은 것이 벌써 여러권 집에 쌓여있습니다. 이 책도 언젠가 그냥 사서 책 장에 꽂아두었다가 잊어비리고 있었더니 한권을 더 사게 되어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행히 필요하다는 분이 계셔서 드렸습니다만…-_-;;

베르너 켈버에 대해서는 이번에 카이로스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신문학 비평은 언제나 저에게 넘어야할 산처럼 느껴지는 분야이다보니 언젠가부터 한쪽으로 미뤄놓고 그 쪽으로는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켈버의 책을 읽으면서 문학비평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서 재미있는 읽기였습니다.
읽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 해서 5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제가 책읽는 속도가 엄청나게 늦은 것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금방 읽은 것이 되겠지요. 그러면서도 마가복음을 하나의 커다란 스토리로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점들은 잘 체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번역이 깔끔했습니다. 원래 책이 이렇게 깔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몇몇 오탈자를 제외하고는 번역서라고 보기 힘들만큼 쉽게 읽혀지는 책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전반적인 내용은 마가복음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훑어 나가는 형태입니다. 그 가운데 켈버는 마가복음에서 발견되는 몇가지 패턴들을 통해서 십자가로까지 나아가는 예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냅니다. 그 가운데 주된 것은 예수의 갈릴리 사역을 호수를 가로지르며 이루어지는 유대인과 이방인을 통합하는 에큐메니컬적인 공동체를 의도한 서역으로 해석하는 것과 예수의 예루살렘 여행을 성전 파괴와 연관시키는 점, 그리고 부활이 아닌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 완성되는 그리스도의 사역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켈버는 마가복음을 읽어나가면서 그 가운데 다타나는 예수의 가족들과 제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들에 집중하면서 마가복음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갑니다. 제자들은 신비의 담지자에서 국외자로 폭로되고 가룟유다뿐 아니라 12사도 모두에게 그리스도에 대한 배신의 혐의를 확대시키는가 하면 마가복음의 16장 8절에서 끝나는 엔딩을 받아들이면서 마가복음이 결과적으로 제자들의 실패를 그려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의 중심적인 내용들 뒤에 나오는 결론 부에서 켈버는 이런 마가복음의 반사도적인 내용들과 갑작스런 결말이 가져다주는 것은 예루살렘 교회와 사도권에 대한 비판이며 이것은 70년경에 있었던 로마-유대 전쟁으로 인해 예루살렘이 파괴당한 사건에 대한 선지자적 해석이라고 말합니다. 즉,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라는 충격 앞에서 그것이 왜 일어난 일이며 왜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는가를 설명하는 책이 마가복음이라는 것입니다. 예수에게 있어서 성전은 이미 하나님의 때에 적절치 않은 것으로 자격박탈 되었으며 예수는 제자들을 갈릴리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지만 여자들의 침묵으로 인해 제자들은 그 소식을 듣지 못하고 결국 예루살렘에 머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전의 멸망은 이미 예견된 일이며 예루살렘교회와 그 교회를 주도한 예수의 가족과 제자들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정 예수가 의도한 공동체가 아니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이 책에는 없는 것이지만 켈버는 마가복음의 저작 목적이 예루살렘의 예수 가족과 제자들에 의해서 독점되어오던 구전 전승을 문서화함으로써 그 독점권을 공격한다고 말합니다. 이 책에서도 켈버는 이런 제도권, 중계권을 거부하는 것이 마가복음과 종교개혁의 의미였으며 두가지의 공통점은 부활이 아닌 십자가의 신학이라고 결론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뭐 별달리 비판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책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가 상정하고 있는 마가공동체와 예루살렘 공동체의 긴장관계가 실제 존재하는 것이냐의 문제는 논란이 있겠습니다만 그런 그의 가정은 마가가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특징들을 잘 살려주는 상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가 그려내고 있는 마가복음의 읽기는 중요한 맥락들을 잘 짚으면서 마가복음 안에 담겨있는 마가의 편집적 의도들을 잘 설명해내고 있습니다. 물론 정말 그것이 그렇게 읽혀질 수 있는지는 다시 읽어봐야 하겠지만 마가복음을 읽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인사이트들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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