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장마다… 나는 비가 오는 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운동화도 그렇고 다 축축하고, 냄새나고… 잘 마르지도 않는다.

내 우산은 편의점에서 파는 투명 비닐우산이다.
더 좋은 것도 살 수 있을텐데… 난 여자친구가 사준 이 우산이 좋다.
비가 오는 날 눈 앞까지 가리고 다녀도 앞이 잘 보인다.
비 오는 것도 볼 수 있다.
우산에 방울 방울 맺히는 물방울도 볼 수 있고…
비록 싸구려 우산이지만 난 이 우산이 좋다.

비오는 날이면 여자친구와 함께 이 우산을 쓰고 걷는다.
언제나 우산을 한쪽으로 많이 기울이고 걷는다.
내 어깨가 젖는만큼이나마 내 마음이 표현될 수 있도록… 많이 기울이고 걷는다.
그렇게 걷다보면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비오는 날의 거리는 행복한 데이트 코스가 된다.
신발이 젖고 양말이 젖고 어깨도 젖지만 그런건 잊은지 오래다.

비가 내리면 난 그 비를 외면하거나 검은 우산속으로 숨지 않는다.
그 비가 내리는 것을 더 잘 볼수 있는 투명한 비닐우산이 좋다.
그리고 그 속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디까지든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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