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한도가 넘쳤다.

카드 한도가 넘쳤다.

얼마 전 내 인생이 헝클어져 버렸다고 생각한 날 이후로 씀씀이가 늘었다.
예전엔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만큼 필요한 것과 사야할 것들의 목록이 끊이질 않는다.
예전엔 없던 선심까지 생겨서 나답지 않게 사람 챙기겠다고 이것저것 쇼핑몰을 뒤지고 있다.
연말이니 선물 하나쯤은 해야지… 겉치레 싫어하고 맘에 없는 짓 안하던 이가 주변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있다니.
그렇다고 딱히 진심은 아니고, ‘이런 건 해야하지 않나’싶은 마음이랄까

문득,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가슴이 내려 앉는다.
카드 한도가 넘쳤다. 나 답지 않게 살 여유도 넘쳐 버린 것일까?
태어나 자란 것이 어디 가겠나.
쏟아지는 물을 손으로 주워담으려다 손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을 보며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같은 마음이랄까.

그러다 문득 지금 내 삶은 뭘 위한 것인지 돌아본다.
난 왜 여기서 떠나지 못하나.
처음부터 내가 원하던 곳이 아니었고, 그 어느순간도 즐겁지 못한 곳에서 난 왜 벗어나지 못하나.
중학교 시절, 하루하루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지금 또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적당히 들어오는 월급봉투에 안위하며 지금껏 살아왔던 내 인생을 배신하고 있는 것 같다.

하나님, 나 지금 뭐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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