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어린시절2 (눅 2:36~52)

예수님의 어린시절 1 보기

36 아셀 지파에 속하는 바누엘의 딸로 안나라는 여예언자가 있었는데, 나이가 많았다.
그는 처녀 시절을 끝내고 일곱 해를 남편과 함께 살고,
37 과부가 되어서, 여든네 살이 되도록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으로 금식과 기도로 하나님을 섬겨왔다.

시므온이 아이를 안고 축복하는 내용이 나오고 연이어서 한 여인이 따라 나옵니다. 안나라는 이름의 여예언자는 나이부터 시작해서 시므온과 거의 대등한 인물로 등장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누가의 저작에 있어서 또 한가지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누가의 저작에는 이처럼 남자와 여자가 쌍으로 등장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도 그렇고 앞에서 나왔던 사가랴와 마리아의 대비도 그렇습니다. 나중에 나오게 될 부분이지만 혈루병 앓는 여인과 백부장의 이야기 역시 남자와 여자가 함께 등장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남자보다 여자가 더 강조되거나 남자에게서 이루어지지 않는 뜻이 여자에게서 이루어지는 등 여자가 둘이 서로 대비되는 가운데 여자가 더 우위에 서 있는 모습들을 종종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누가복음의 편향성의 영향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또한 로마교회의 상황과 연결해서 살펴볼 때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로마서의 마지막장엔 바울이 다른 서신과는 달리 길게 수많은 사람의 이름을 언급하는 이례적인 인사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굉장히 많은 여자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 내가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
2. 너희는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 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3. 너희는 그 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4.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5. 또 저의 집에 있는 교회에도 문안하라 내가 사랑하는 에배네도에게 문안하라 그는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께 처음 맺은 열매니라
6.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 마리아에게 문안하라
7. 내 친척이요 나와 함께 갇혔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에게 문안하라 그들은 사도들에게 존중히 여겨지고 또한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
8. 또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에게 문안하라
9. 그리스 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인 우르바노와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에게 문안하라
10. 그리스 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에게 문안하라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에게 문안하라
11. 내 친척 헤 로디온에게 문안하라 나깃수의 가족 중 주 안에 있는 자들에게 문안하라
12. 주 안에서 수고한 드루배나드루보사에게 문안하라 주 안에서 많이 수고하고 사랑하는 버시에게 문안하라
13.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의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니라
14. 아순 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와 및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에게 문안하라
15. 빌롤 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의 자매와 올름바와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에게 문안하라
이처럼 로마교회에서 여성의 위치는 남성 사역자의 그것에 비해서 뒤쳐지거나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더욱 칭찬받고 바울과 동등한, 혹은 더 앞서는 입장으로까지 인정받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남편보다도 먼저 언급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 특히 유니아 같은 사람은 사도 사이에서 뛰어난 자(우리말 성경)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당시 사회로써는 파격적인 용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것은 누가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사회적인 역전의 복음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누가가 처해있는 환경이나 전제하고 있는 대상 가운데 이미 이런 여성상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이처럼 안나는 시므온과 동등하게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축복한 사람으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예수의 부모는 다시 나사렛으로 돌아옵니다. 이로써 총 세번 중에 첫번재 예루살렘 여행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41. 그의 부모가 해마다 유월절이 되면 예루살렘으로 가더니

42. 예수께서 열두 살 되었을 때에 그들이 이 절기의 관례를 따라 올라갔다가

두번째 여행이야기는 그로부터 12년 후에 일어납니다. 우리는 보통 12살 때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간 예수님의 사건에만 집중하지만 정작 누가는 매년 유월절이 되면 갈릴리에서부터 예루살렘으로 여행하던 신실한 유대인으로써 예수님과 그의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년 부모님따라서 예루살렘에 자주 가던 예수님이 갑자기 12살이 되니까 사고를 칩니다. 우리나라 나이로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나이면 이런 사고를 칠만한 나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그러기엔 그 후에 예수님의 반응이 너무나도 의젓한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자기 아들이 자기들과 함께 있지 않다는 것을 하룻길을 가서야 알아차린 이 부모는 도대체 뭔가요? 그리고 하룻길을 갔던 부모는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데 이틀이나 걸립니다. 왜 그들은 사흘 후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수를 만나야만 했을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3과 12라는 숫자입니다. 어떤 학자들은 여기서 사흘이라는 날짜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미리 보여주는 하나의 사인(sign)이라고 말합니다. 부활의 현장으로써의 예루살렘과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복음서의 결론을 미리 보여주는 작은 장치와 같은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런 언급은 결국 12살 때 있었던 이 사건을 통해 구원사건이 이미 선취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성경에서 12라는 숫자는 완전수로써 무언가의 완성이나 완전함등을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 (12지파, 12사도 등등…)

요한복음의 예수님은 포도주가 떨어진 혼인잔치를 위해서 부탁하던 마리아에게 “아직 내 때가 되지 않았다”라고 말씀하시지만 누가복음의 예수님은 다릅니다. 여기선 이미 때가 찼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자신의 아버지로 고백하는 과감한 행동을 하지만 아직은 십자가에 죽지 않습니다. 오히려 선생들은 이 어린 아이의 지혜에 놀랍니다. 우리나라였다면 당장에 영재라면서 난리가 났겠지만 누가의 기록은 나름 차분합니다. 결국 예수님은 부모를 따라 다시 나사렛으로 돌아가고 이로써 두번째 여행 이야기도 끝났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이런 소동이 있었음에도 그저 마리아만이 그 이야기들을 마음에 두었을 뿐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예수의 놀라운 어린시절 이야기는 뒤이어 나오는 세례요한의 이야기를 위해 준비된 설정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누가의 복음서에서 등장하는 세례요한의 모습은 다른 복음서에 등장하는 것과는 조금 그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한번 이야기했지만 누가는 예수와 세례요한 사이에 있었을 수많은 사건들에 대해서 일부러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변경시키거나(마리아의 찬가, 사가랴의 노래 참고) 그 관계를 애써 외면하는 모습들을 통해, 예수의 행적에서 세례요한의 영향력의 흔적을 최소화하려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어쩌면 초대 교회에 있어서 예수가 세례요한의 제자였다는 주장은 예수의 신성을 모독하는 발언처럼 들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례요한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쓰게 될 것 같으니 여기서 이만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어쨋든 이처럼 두번의 예루살렘성전 여행 사건을 통해서 누가는 예수님이 이미 하나님의 아들로써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었고 어린시절부터 그 삶의 목적과 방향성이 정해져 있었음을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세번째 여행을 시작합니다.


로마교회에서 여성의 위치에 대해서 참고할 만한 책

첫 번째 바울의 복음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마커스 보그 (한국기독교연구소, 2010년)
상세보기
바울과 로마제국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리차드 홀스리 (기독교문서선교회, 2007년)
상세보기

1 Comment

  1. 핑백: ssh4jx's me2DAY

Leave a Comment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Content Protected Using Blog Protector By: PcDr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