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의무규제 해제가 반갑고 또 안타까운 이유

오늘 반가운 뉴스가 들렸습니다.

금융거래 공인인증서 강제규제 풀린다!!!


사실 최종사용자인 저 같은 사람에게 공인인증서가 안정적인지 아닌지는 그
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관심도 없고 설명해줘도 모르지요.

그럼에도 저에게 이 소식이 너무나도 반가운 이유는 제가 파이어폭스 사용자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웹사이트들은 MS의 IE에 최적화 되어 있어서 그 외의 브라우져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웹사이트에 접근하긴조차 힘든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김기창 교수님 같은 분이 줄기차게 소송도 제기하시면서 웹환경을 고쳐보고자 노력하셨는데 늘 좌절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높은 벽은 도무지 변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세상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바로 이 녀석 때문입니다.

아이폰이 발매되고 몇달만에 우리나라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불만을 제기해도 되지 않던 것들이 순식간에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모바일 사이트들이 생기고 포털들이 웹표준에 맞춰서 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던 사이트들이 플래시 기반의 사이트들로 바뀌어가는 것들을 보면서 정말 아이폰의 힘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규제 해제 소식은 이젠 저같은 파폭유저도 혹은 리눅스나 맥을 쓰는 사람들도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는 날이 성큼 다가왔다는 그리고 무엇보다 그토록 바라던 웹표준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어떤 브라우져를 쓰는 사람이건 어떤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사람이건 동일한 환경에서 웹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번 규제 개혁이 사회적 합의에 의한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시대적 변화로부터 다가온 외부 힘에 굴복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이폰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아마 아직도 웹표준에 대한 시각은 먼나라 이야기처럼 여겼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웹표준이라는 것을 단순히 결제방식의 변화나 규제완화라는 의미를 넘어서 나와 다른 생각, 다른 삶의 시각을 가진 사람과 함께 살아가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바라기C님의 만화 중에서


애플빠이든 리눅스geek이든 MS의 하수인이든… 어떤 환경 어떤 생각이든 관계없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바로 오픈웹의 의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소수자를 향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뉴스는 사회적 합의라기보다는 버티다버티다 어쩔 수 없이 열어주던 그 옛날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무엇보다 이처럼 힘에 굴복하는 정책들이 또다른 기형적인 모습을 낫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1 Comment

  1. 환영할만한 일이나 역시나 글에 쓰신대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이폰이 아니었다면 지금은 어땠을지 생각해보니 갑갑하네요.
    단순히 변화가 일어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인식의 변화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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