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6장



열왕기상 6장은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는 이야기로 되어있습니다. 열왕기 기자는 성전 건축의 시기를 솔로몬 4년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역대기에서 기록하지 않고 있는 또하나의 연대기록입니다. 솔로몬의 성전건축은 출애굽 480년 후에 그 기초가 놓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물론 왜 완성도 아니고 성전을 기초를 놓고 이제 건축하기 시작한 것에 이런 거창한 설명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480이라는 숫자의 의미를 알고 나면 굳이 왜 이 숫자에 집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은 이 가나안 땅으로 왔어야 하지만 바로 들어오지 못합니다. 바로 그들의 죄악 때문이지요. 그래서 내려진 형별이 40년동안 광야에서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 동안 과거 하나님께 죄를 지은 출애굽 1세대는 여호수아와 갈렙만 남고 모두 죽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480이라는 숫자는 간단하게 40X12라는 수식으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즉, 출애굽 480년이라는 숫자는 40년이라는 광야생활이 12라는 완전수와 만나(혹은 12지파) 완전한 새로운 세대가 탄생하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을 진정한 가나안 땅인 하나님의 임재 속으로 이끈 모세는 솔로몬이 아닌 다윗이 됩니다.




정작 성전을 지은 것은 솔로몬인데 왜 다윗이 모세가 될까요? 간단합니다. 모세는 정작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끌고간 것은 여호수아이지요. 이처럼 열왕기의 저자는 출애굽이라는 사건의 맥락 속에서 솔로몬의 성전 건축을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애굽 사건과 신명기사가의 작품으로 분류되는 열왕기의 연결에 대해서 조금 더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6장의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성소와 지성소의 건축이 여호와의 약속을 중심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물론 여호와의 약속은 성전 건축이 완전히 마무리된 후에도 등장합니다. 성전 건축 가운데 이런 내용이 반복되는 것은 그 내용이 성전 건축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님이 나타나 솔로몬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내 백성 이스라엘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출애굽에서 계약의 핵심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의 하나님과 백성으로써의 계약이라는 것을 볼 때 이 약속 역시 출애굽의 연장선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조건이 따릅니다. 바로 “네가 만일 내 법도를 따르며 내 율례를 행하며 내 모든 계명을 지켜 그대로 행하면” 그렇게 하실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그리고 다윗이 솔로몬에게 지속적으로 하는 말에서 전제하고 있는 것은 늘 그 법도와 율례 그리고 계명을 지키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열왕기의 저자는 바로 이것을 지키지 못한 것을 자기 민족이 망하게 된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열왕기가 말하는 계약은 상호관계입니다. 그 분이 우리의 하나님이 되신다는 것은 우리도 그 백성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스라엘이 하지 못한 것은 바로 그 백성의 삶을 살지 못한 것입니다. 삐까번쩍한 성전을 지어놓고 수많은 예물로 제물을 드리지만 결국 그 법도를 따르지 못하고 그 계명을 지키지 못하여 계약을 파기하는 상황까지 이르게됩니다. 이것은 단순히 행위의 문제가 아닙니다. 샌더스(E.P Sanders)‘유대교는 행함이 아닌 은혜를 강조하는 종교’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잘못할 수 있고 속죄의 제사를 통해 용서받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돌아서지 않고 삶의 방향이 바뀌지 않는 예식과 속죄는 그 자체로 무의미한 것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열왕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늘 안타까운 것은 바로 솔로몬이라는 사람입니다. 열왕기상은 이런 모든 약속이 바로 ‘다윗’으로 인해서 성취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모든 것을 완성한 것은 솔로몬이지만 그 모든 일은 다윗과 하나님과의 약속의 결과였습니다. 그가 잘한다는 것은 다윗의 길로 가는 것이고 잘못했다는 것은 다윗의 길로 가지 않은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서지만 단 한순가도 다윗을 벗어나 그 앞에 서지 못했던 사람이 솔로몬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찌보면 평생 다윗이라는 그림자 밑에서 살아야 했던 솔로몬은 모든 것을 가졌지만 정작 아무것도 갖지 못한 참으로 불쌍한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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