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삼고 싶은 전도사?

이번 주에 주일 오후 설교를 했습니다.
지난 주일날 목사님이 갑작스럽게 말씀하셔서 안그래도 준비하는데 시간이 부족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설교본문을 요즘 읽고 있는 열왕기로 잡았는데 목사님이 수요예배에서 열왕기 강해를 시작하셔서 어쩔 수 없이 수요일 이후에 본문을 급하게 바꾸어야 했지요.
뭐할까 고민하다가 여자친구가 추천한 시편 91편을 본문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시편 91편에서 뭔가를 뽑아낸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더군요. “번영의 복음”류의 설교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은 본문에서 그 외의 어떤 것을 뽑아내려고 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축복의 말씀으로 전하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너무 쉽사리 오해되는 문제때문에 오히려 그런 것은 그대로 전하는 것이 본래의 의도를 살리는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쨋든 수요일 저녁에 본문을 정해서 급하게 급하게 설교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주일 새벽 3시쯤… 설교를 몽땅 뒤집었습니다. 이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지요. 뭔가 말이 안되는 것을 어거지로 끼워맞추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도저히 그 본문 그대로는 설교를 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단순히 본문을 수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파일을 새로 만들어 처음부터 새롭게 써내려 갔습니다. 에효… 쉽게 가는 길을 이렇게 싫어해서야….-_-;;;

그렇게 주일 오후 설교를 마쳤습니다. 성도들에겐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새벽 3시에 설교를 새로 썼다고… 그대로는 설교할 수 없어서 뒤집을 수 밖에 없었다고… 기도해달라고… 어쩌면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설교하는 것이 설교의 권위를 세우는 것이라고 말씀하실 수 있겠으나 내가 생각하는 권위는 스스로 낮아짐, 권위 없어짐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솔직히 말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설교를 마쳤습니다.뭔가 큰 위기를 하나 넘긴 것 같은… 그런데 어떤 집사님께서 나중에 예배가 끝나고 자기 딸을 소개시켜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전부터 설교를 들으면서 저런 사위 하나 있었으면 하셨다나? ㅋㅋㅋ 사실 나이가 그렇게 많아보이지 않는 집사님이시라서 장난삼아 하시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딸이 28살이라더군요. 순간 “이거 장난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긴 하지만 뭔가 꽤나 곤란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주변에 계시던 권사님들이 여자친구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겨우 위기를 넘긴 것 같은…^^

여자친구에게 이 얘기를 장난삼아 해줬더니 질투하더군요.ㅋㅋㅋ 다시 이런 얘기를 블로그에 쓰는 것을 여자친구가 좋아하진 않겠지만 나름 처음해보는 색다른 경험이었던지라 적어봅니다. 뭔가 잘 하고 있는 것이라는 피드백으로 봐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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