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4장

열왕기상 4장의 주된 내용은 솔로몬 왕국의 체계와 조세제도에 관한 것입니다. 정적들을 숙청하고 정권을 장악하고 혼인 동맹을 통해 외교를 안정시킨 솔로몬은 즉시 왕권을 강화하는 체제로 왕국을 리모델링합니다.

이런 정치적 개편이 필요했던 이유는 이전까지 이스라엘 왕국은 다윗에 의해서 영토를 통일한 왕국을 이루긴 했으나 여전히 통일되지 않은 시스템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왕이 된 이후에도 왕국은 종종 유다와 이스라엘로 지칭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솔로몬은 지역들을 하나로 묶는 무모한 시도를 하기보다는 12로 쪼개버리는 선택을 합니다. 지방의 권력을 인정해주되 거기에 따른 책임을 중앙 정부에 지게 만드는 것이지요. 12지방에 관한 솔로몬의 과세가 적정했는지 아니면 착취였는지는 여기서 다루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12지방이 매년 1차례씩 1달 단위로 돌아가면서 왕궁의 모든 필요들을 충당한다는 것과 그 양이 꽤 많다는 것은 이 본문을 읽을 때 놓치지 않아야 할 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지방권력을 인정하는 동시에 솔로몬은 그것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솔로몬은 모든 관직을 자신의 심복들에게 나눠줌으로써 중앙 정부를 완벽하게 장악합니다. 나단과 브나야 그리고 사독 그리고 그들의 아들들이 솔로몬 왕국의 주요 요직에 위치합니다. 특히나 마치 우리나라 군사 독재시절의 정부 형태를 보여주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만큼 솔로몬에게 있어서 중앙 정부를 장악하는 것은 급선무이면서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숙제였습니다. 그 과정에 따르는 희생은 이미 앞 장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이런 솔로몬의 약간의 비정상적이고 과도해보이는 중앙집권시도는 솔로몬 집권이 정통성이 없음을 스스로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합니다.

이와같은 솔로몬의 집권과정에서 가장 키 포인트가 되는 인물은 아사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나단의 아들입니다. 19절에 보면 지방장관들의 이름이 등장한 후에 마지막에 “그 땅에서는 그 한사람만 지방장관이 되었더라”라고 표현된 부분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히브리어 해석에 있어서는 많은 이견이 있습니다. 공동번역 같은 경우는 “또 유대땅을 맡은 관리도 따로 있었다”라고 번역하며 새번역 같은 경우는 “이 열둘밖에도, 온 땅을 맡아서 관리하는 장관이 따로 있었다”라고 번역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우리말 번역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라 외국 성경들도 거의 비슷한 비율로 번역에 있어서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GoodNewsBible에서 12지방 관리를 district governor로 번역하고 4:5절에 등장하는 아사리아를 Chief of the district governors라고 번역하고 있는 것등을 볼 때도 알 수 있듯이 새번역이 따르고 있는 해석 전통이 당시 솔로몬의 통치에 대한 더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솔로몬 왕국은 두개의 민족으로 나뉘어 있던 이스라엘과 유다를 12로 쪼갠 후 각 지방에 장관을 세웠지만 실제로는 그 위에 별개의 수석장관을 따로 세워 중앙 정부에서 모든 지방을 직속으로 통제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솔로몬 구테타의 선봉이었던 사독의 아들인 아사리아가 맡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솔로몬의 정권 장악은 이스라엘과 유다가운데 평화의 시대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리고 열왕기의 저자는 이 것이 바로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를 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여기에 그의 통치방식이 옳았는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저자의 목표는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약속을 지키셨다는 것을 무엇보다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국제 사회에서의 평화도 혹은 내적인 평화도,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솔로몬에게 하나님이 주신 지혜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평화의 진정한 목적이 드러나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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