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2장

다윗의 후대 왕으로 너무나도 당연한 듯 보였던 아도니야가 나단과 밧세바의 계략으로 인해서 물러나고 솔로몬이 왕이 된 이후에도 왕권은 안정되지 않습니다. 밧세바의 아들인 솔로몬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가 있었고 솔로몬의 나이가 어린 때문도 있었습니다. 그것을 염려했기 때문일까요? 다윗은 죽으면서 솔로몬에게 죽여야할 사람의 명단을 불러줍니다. 이름하야 ‘살생부’이지요.

그 명단에 올라있는 사람은 요압과 시므이입니다. 요압의 살인에 대해서는 사무엘하 3:27과 20:10절에 나오는 이야기를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아브넬에 대한 살인이 일어났을 때 다윗이 한 말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윗은 요압이 아브넬을 죽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과 자신의 자손이 무죄함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입니다. 그 죄에 대한 처벌은 하나님의 몫으로 남겨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솔로몬에게 주는 유언에서 이 처벌을 솔로몬이 하라고 명령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므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윗은 그에게 평안하게 살게 해줄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다윗은 솔로몬에게 그를 처벌할 것을 명령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솔로몬을 위해 쿠테타의 뿌리를 잘라내는 작업을 명령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아도니야의 문제는 여전히 골치입니다. 솔로몬은 아도니야를 죽이지 않고 살려줍니다. 그런데 아도니야가 밧세바에게 와서 아비삭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너무나 당연스럽게 아비삭을 싫어하던 밧세바는 좋다며 솔로몬에게 가서 부탁합니다. 그런데 솔로몬의 반응이 의외입니다. 밧세바의 부탁이면 뭐든 들어줄 것 같던 솔로몬이 아비삭의 얘기에 갑자기 흥분해서는 자기 왕위도 아도니야를 위해서 구하지 그러냐며 밧세바를 무안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아도니야와의 약속은 언제 했냐는 듯 아도니야를 이 일로 죽이게 됩니다. 그 뒤로 아비삭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열왕기의 저자는 아비삭이 ‘어리고 대단히 아름다웠다’고 말합니다. 왜 그렇게 됐을까요? -_-;;;

이제 솔로몬은 본격적으로 정적을 숙청하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가장 먼저 손을 뻗친 인물은 제사장 아비아달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제사장을 죽인다는 것은 솔로몬에게도 리스크가 따르는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군사적인 위협이 되지 않을 인물이기에 솔로몬은 아비아달을 해고시키는 선에서 마무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이야기를 들은 요압입니다.
요압은 솔로몬이 자신을 죽이려 함을 단방에 직감했습니다. 그리고 성막으로 들어가 제단의 뿔을 잡고 나오질 않습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요압의 이런 행동은 ‘나는 억울하다’라는 뜻입니다. 이런 저런 방법을 써도 요압이 성막에서 나오지 않자 솔로몬은 최후의 방법을 실행합니다. 솔로몬의 명을 받은 브나야는 하나님의 성막 안으로 들어가 그 안에 피해있던 요압을 죽이고 아무도 모르게 매장합니다. 이건 그야말로 솔로몬이 자신의 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얼마나 더러운 방법까지 사용하였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의 왕권은 이렇게 철저하게 인간적인 방법으로 세워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시므이는 단번에 죽이지 못합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람이야 어쨋든 아도니야를 퇴출시키고 솔로몬이 왕이되는 과정에서 그는 나름 솔로몬 편에 서 있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서 다윗의 개인적 원한이 이유의 전부이다시피 하다보니 명분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그는 다윗이 자신의 입으로 죽이지 않겠다고 말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 처형은 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함정을 하나 놓습니다. 예루살렘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죽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나름 불안한 정세 가운데서 불안했을 시므이의 입장에서는 올타쿠나 싶은 떡밥이지요. 계약이 성사되고 3년이라는 시간이 아무런 문제없이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솔로몬은 3년이나 지난 이야기를 다시 들먹이며 도망간 종을 찾으려 나갔던 시므이를 약속을 어긴 죄로 죽여버립니다. 그리고 2장의 마지막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솔로몬은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

이처럼 솔로몬이 왕이 되는 과정은 한편의 정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박진감 넘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런 피비릿내나는 이야기의 시작은 앞으로 이스라엘이 어떻게 될지를 미리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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