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는 하나님을 창조주로 말하지 않는다?


김구원님의 블로그에 포스팅된 내용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한 학자가 창세기 1:1을 새롭게 해석하는 이론을 주장했다고 합니다.


창세기 1:1절에 나오는 히브리어 동사
בָּרָא가 ‘창조하다’가 아닌 ‘나누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것이 이 학자의 주요 주장인 듯 합니다. 이렇게 되면 창세기의 저자는 하나님을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창조주로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됩니다. 이 이론이 갖는 가장 큰 의미라면 하나님의 창조행위 전에 물과 다른 것들이 존재한 것처럼 전제하고 있는 1:2과의 연결이 더 자연스러워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이론이 맞다고 해도 창조행위인 בָּרָא에서 창조하다는 의미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3절에 나오는 빛의 생성등은 단순히 있는 것을 나눈다는 의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창세기 전체가 주장하는 하나님의 역할이 ‘무에서 유로의 창조’가 아닐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בָּרָא동사가 두가지 목적어와 함께 쓰임을 통해서 강조하고 있다는 ‘나눔과 분리’라는 주제는 창조 기사의 중요한 모티브 중에 하나라는 점에서 그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이 이론이 옳은 이론일까? 그럴 가능성은 일단 희박합니다.
일단 창세기라는 저작이 모세가 쓴 것이 아니라 포로기를 기점으로 저작되고 수집되었다는 것을 전제할 때, 그리고 포로기 이후 문학들이 창조주 하나님을 다른 민족과 구별되는 자기 민족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모티브로 사용했음을 감안할 때 히브리 역사 전체가 창세기 1:1절을 오해했다고 보기 전에는 힘든 해석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단순히 창세기 1:1절을 창조론과 조직신학의 문제에서 접근해나갈 때는 가능한 이야기일지 모르나 문서의 역사적인 상황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적다하겠습니다. 이 이론이 맞느냐 틀리느냐의 문제보다는 이런 새로운 눈들을 통해서 우리가 건강한 토론을 해나갈 수 있는 기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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