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탄생 : 예수운동에서 종교로 리뷰보기

원문 링크 : 별별이야기


원시기독교 연구를 위한 전제들과 ‘두 축’의 설정

『기독교의 탄생: 예수 운동에서 종교로』中 서론을 통해 본 타이센의 전제들

김형욱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시기독교의 종교학적 분석을 위한 시도


『기독교의 탄생: 예수 운동에서 종교로』1)의 목적은 타이센(G. Theissen)의 서언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책은 원시기독교를 종교학적으로 서술하고 분석하려고 한다.2)


타이쎈은 사회학적 연구3)라는 성서 비평 방법의 도움을 받아 1세기 예수 운동과 그것의 발흥으로 시작된 원시 기독교의 태동 및 발전을 종교학적으로 분석한다. 기본적으로 그는 사회학적 성서 비평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즉, 하나님과 인간, 하나님과 세상에 관한 신약신학의 단순 서술만으로는 원시기독교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전제다.4) 이런 문제의식에 힘입어 매우 초기의 기독교인들의 심층적 차원에서 작용했던 동기들을 재구성하기 위해 종교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타이센 자신도 밝히고 있는 바, 종교를 어떻게 규정해야하는 지는 어려운 과제다. 그는 종교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종교는 어떤 궁극적 실체와의 부합을 통해 삶을 실현할 수 있다고 약속하는 하나의 문화적 기호체계’(Zeichensystem)라고 할 수 있다.5)


우선 문화적 기호체계로서의 종교를 분석하며 종교는 하나의 기호론적 현상으로 이해한다. 종교는 단지 신성에 대한 반응이나 감흥이 아닌 객관적인 기호 체계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변화시키는데 한편으로는 노동과 기술을 통해, 다른 한 편으로는 해석을 통해 변화시킨다. 노동이나 기술을 통한 변화는 물리적 개입을 통하는 것이지만 해석을 통한 개입은 바로 ‘기호’를 통한 변화다. 해석을 통해 나타난 기호와 그 기호로 표현 된 것 사이의 상관관계는 그것이 지시하는 실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그 대상에 대한 인지적, 감성적, 실제적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6) 타이센은 기호를 통한 해석의 실제적 태도로서 인지, 감성, 실제의 영역을 종교 내부의 언어로 변환하여 신화(인지), 제의(감성), 에토스(실제)라는 표현양식을 사용한다. 그리고 기호체계는 단지 기호론적 특성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체계적 특징을 지니는데, 이 특징 안에는 그것을 일관되도록 하고, 스스로 조직 가능하며,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문화적 특징이라는 ‘문법적 특징’을 지닌다.

다음으로 ‘어떤 궁극적 실체와의 부합을 통해 삶을 실현할 수 있다고 약속’하는 문화적 기호체계로 심리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을 소개한다. 심리적 측면으로는 앞서 말한 인지, 감성, 실용 기능을 바탕으로 구별하며, 종교의 사회적 측면으로는 개인의 사회화와 집단 갈등의 조정기능을 지니는 것으로 본다. 종교의 특성과 기능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구성한 타이센은 원시기독교안에 발생하고 발전한 종교적 특질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자신의 연구의 주요한 핵심어인 ‘정착 공동체의 조직화’를 설명해 낸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원시기독교가 외부의 異집단들과의 차별성, 종교적 특성의 구별성을 가능케 하는 지점에 바로 그의 ‘역사적 예수’가 있다.


방랑하는 카리스마적 인물들


타이센은 원시기독교가 모체인 유대교로부터 분리, 발전 되고 독특한 종교적 특성을 갖게 되는 데는 역사적 예수 즉, 카리스마적 인물의 중요성을 역설한다.7) 서론에선 자세하게 언급되고 있진 않지만 방랑하는 카리스마적 인물들에 대한 이해는 본서의 이 후 주제들이나 그의 신학 전반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방랑하는 카리스마적 인물들(지도자들)은 최초의 복음 전승을 형성하였고, 예수 말씀의 전승에 관한 사회적인 배경을 제공했다.8) 그의 이런 주장이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방랑하는 카리스마적 공동체는 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견유학파’의 모습과 지나치게 흡사하다.9) 물론 그는 자신이 설정한 방랑하는 카리스마적 인물이 직접적으로 견유학파의 한 줄기라고 표명하지는 않지만 둘 사이의 유사점을 인정함으로서 제기되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10) 또한 원시기독교의 기호체계에 주요한 변화를 준 것이 바로 카리스마적 인물들의 등장이고, 그들의 대사회적 영향력 혹은 혹독한 비난은 오히려 내부의 결속을 강화하고 개혁적 동력으로 새로운 공동체적 신념을 갖게 한다고 말한다.11) 그의 이런 주장은 원시기독교의 기호체계 변화가 몇몇 특별한 인물들에 의한 주도로 환원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다시 말해 모체인 유대교로부터의 분리가 개인의 카리스마적 영향력에 근거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타이센의 이런 주장은 한계가 있다. 본래 ‘카리스마’ 라는 것은 그 특출한 능력을 지지하고 환호하는 추종세력들이 존재해야 그 위상이 높여지는 것이다. 타이센이 직접 말하고 있는 유대교와의 분리를 가능케 한 ‘개혁적 동력’은 실은 그 카리스마적 능력 자체나 그 능력을 지닌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을 보고 매혹된 추종 공동체에게 있는 것이다. 본서가 원시기독교의 종교학적 분석이라는 점에서 필자의 비판이 지나치다 할 수 있으나 종교 자체도 주창자와 추종자사이의 유대적 관계에 의해 형성되며 종교성의 힘을 강화, 확장하는 것은 주창자의 능력이나 매력만 이라기보다 그 능력에 매혹된 추종자들의 가공할 믿음에 근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 운동이 소수의 카리스마적 지도자들에 의해 주도 된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추종 공동체의 내부적 요인까지 확장하지 못 한 것은 예수 운동에서 신흥 종교로 발전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본서의 약점이라 할 수 있겠다.


두 축의 설정과 이 후의 논의


원시기독교 발전을 위한 종교학적 전제들-신화와 역사, 제의, 에토스를 설정한 타이센은 단지 종교 발전의 패턴들만 사용하지 않는다.12) 그는 자신의 신학적 구조물을 완정하기 위한 두 번째 축을 성실하게 제시한다. 그것은 1세기 유대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정황과 유대교와 기독교의 연결성을 파악한 것이다. 기독교는 완전히 독립된 영역에서 독자적 출발을 한 종교가 결코 아니다. 철저하게 유대교와 유대적 배경에서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독자적 형태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타이센은 이 점을 바르게 지적하고 그의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 종교학적 전제들과 원시기독교의 유대교-기독교의 공통적 특징은 그의 이 후 논의에 두 축이 된다.


1) G. 타이쎈, 『기독교의 탄생: 예수 운동에서 종교로』 박찬웅, 민경식 역 (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9[G. Theissen, Die Religion der esten Christen: eine Theorie des Urchristentums, gutersloher Verlagshaus, Gutersloch 2000]).


2) Ibid., 21


3) 신악성서에 사회학적 연구 방법이 도입된 것은 대략 1970년대부터다. 타이센을 신학계의 주목받는 학자로 만든 Soziogie der Jesusbewegung: Ein Beitrag zur Entstehungsgeschichte des Urchristentums, TEH 194 (Munchen: Kaiser, 1977). 조성호 역『예수 운동의 사회학』(서울: 종로서적, 1981)의 출판이 1977년이니 그는 사회학적 신약 연구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사회학적 신약해석이란 신약성서 본문에 나타나는 사상들이나 행위들을 그 본문 배후를 이루고 있는 팔레스타인이나 로마 제국 사회라는 폭 넓은 사회적 준거틀 속에 위치시키거나, 원시 기독교 공동체들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작은 단위의 사회적 준거 틀 속에 위치시킨 채 해석하려는 하나의 전망 혹은 상상력의 한 형태다.” 서중석, 『복음서 해석』(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991), 397. 타이센은 그 이후 일관성을 갖고 꾸준히 사회학적 비평 방법을 이용한 신학 저작들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 번역된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G. 타이센, 『역사적 예수』 손성현 역 (서울: 다산글방, 2001); G. 타이센, 류호성, 김학철 역『복음서의 교회정치학: 복음서에 대한 사회-수사학적 접근』(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02).


4) 신약 해석의 사회학적 비평은 기본적으로 저자, 공동체(수신자), 저자와 공동체가 속한 사회, 그리고 이 세 가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관계 맺으며 나타나는 특징들에 집중하여 원시기독교 혹은 각 복음서를 태동시킨 공동체들의 특징과 현상들에 주목한다.


5) G. 타이센 『기독교의 탄생: 예수 운동에서 종교로』, 28.


6) Ibid., 30.


7) Ibid., 39.


8) 원시기독교의 방랑하는 카리스마적 인물들의 특징 중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윤리적인 규범들이다.

첫째, 집이 없음- 일정한 거주를 포기한다는 것은 사도의 신분에 필수적인 요소였다. 부르심을 받은 자들은 가정을 버리고(막1:16, 10:28이하) 예수를 따랐으며, 예수처럼 가정을 소유하지 않게 되었다(마8:20).

둘째, 가족을 버림- 이들의 명백한 특징의 하나는 그들의 가족이 없다는 것이다(막10:29, 1:20, 마8:22, 눅14:26). 이들은 혈통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한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이라는 개념을 재형성함으로 그들의 처지를 정당화하였다(눅8:19-21).

셋째, 재산 없음- 카리스마적 지도자들의 특징은 부와 재산에 대한 그들의 비판이었다. 재산을 포기하고 예수를 따르는 것은 완전한 제자 됨의 징표였다(막10:17이하).

넷째, 보호를 받지 못함- 정착지 없이 방랑하며 생활하는 것은 모든 보호를 포기함을 의미했다(5:38이하 5:41). G. 타이센, 예수운동의 사회학: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


9) 신약에 등장하는 카리스마적 인물들(예수와 세례 요한등을 비롯한 카리스마적 지도자들)을 견유학파에서 찾은 대표적 학자는 다우닝(F. G. Downig)이다. 그는 견유학파의 특징인 기존 사회적 인습 철폐, 사회전복, 재산 분배, 구걸, 외모 등의 견유학파적 특징들이 신약의 각종 요소들과 흡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N. T. 라이트,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 박문재 역 (고양: 크리스쳔 다이제스트, 2004[N. T. Wright, Jesus and The Victory of God, London: Society for Promoting Christian Knowledge Holy Trinity Church, 1996]), 122. 그와 더불어 버튼 맥(B. Mack)과 크로산(J. D. Crossan), 안병무등이 예수와 견유학파의 특징을 연결한다.


10) 예수의 가르침이 견유학파에서 나왔다는 주장은 많은 부분에서 비판을 받는다. 우선 1세기에 견유학파가 구체적으로 등장했었다는 증거 본문이 희박하다. 때문에 신약과의 연관성을 찾기가 버거우며, 그 가치가 불확실한 재구성된 Q에 근거하고 있다. 무엇보다 견유학파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묵시나 심판을 말하지 않으나 예수의 선포와 가르침은 아주 분명하게 심판과 종말이 포함된다.


11)  G. 타이센 『기독교의 탄생: 예수 운동에서 종교로』, 39.


12) 가령, 바울신학의 새 관점을 연 샌더스(E. P. Sanders)의 경우 그의 저서 『바울과 유대팔레스타인』,『바울, 율법, 유대인』에서 유대인 바울이 종교적 체험과 자기가 처한 상황 속에서 새롭게 종교적 패턴들을 면밀하게 분석하며 바울신학의 발전을 논의한다. 그는 바울의 신학을 기존의 반유대주의적 관점에서 간과해 왔던 유대적 특징들을 다시 끌어내는 공헌을 하였으나 그 과정이 바울과 그와 연결된 공동체적 특징, 역사성들을 간과하고 지나치게 종교적 패턴들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서중성, 『바울 서신 해석』(서울, 대한기독교서회, 1998), 94-97.

Leave a Comment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Content Protected Using Blog Protector By: PcDr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