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책읽기 [3] Christ’s Body in Corinth _ 김영석


christ's body in corinth
사실 이 책은 작년에 논문을 마무리 하면서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한 것은 fortress press의 책 소식을 우연치 않게 접했을 때였다. 바울에 관한 시리즈가 있길래 봤더니 떡하니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이 있어서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구입해놓고도 좀처럼 읽지 못하고 그냥 구석에 쳐박아두기만 했다. 읽은거라고는 서문정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내 논문의 주된 논지는 이 책의 문제제기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고린도교회의 문제는 ‘다양성’이 아니라 ‘통일성’이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고린도전서의 문제상황을 완전히 반대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사실 분열이라는 렌즈로 고린도전서 전체를 커버하기엔 바울이 제시하는 해답들이 잘 맞아들어가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접근은 신선하다. 그리고 나는 이 문제제기가 굉장히 옳다고 생각한다.

김영석 교수는 현재 버지니아에 위치한 유니온 대학교 부속의 Samuel DeWitt Proctor School of Theology에서 신약학을 가르치고 있다. 민중신학 베이스를 가지신 분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히 자신을 그렇게 정의하시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논문을 쓰기 전에 이 책을 읽지 않은 것이 다행인 것 같다. 만약 논문을 쓰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아마도 책의 내용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아 허우적 거렸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여기서 저자가 말하려 하는 것은 고린도교회에서 바울이 사용하고 있는 몸이라는 메타포가 공동체의 통합을 추구하는 힘있는 자들의 관점이 아니라 소외된 사람들, 억압받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읽혀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의 몸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를 나열하면서 사회학적 접근의 헤게모니적 성격을 비판한다. 그러면서 고린도전서에 나타나는 몸 메타포를 바울이 고린도교회에게 강조하고 있는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의 몸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몸은 핍박받고 고통당하는 이들과 동일시되는 몸이다. 그리스도 안에(εν Χριστω)라는 개념은 외부와의 경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힘입어(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적 몸(Christic Body)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리스도적 몸이라는 것은 그리스도로 상징되는 거대한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닮은 삶을 사는 타자 중심의 윤리를 말한다. 고린도교회에서 생긴 문제들은 어떤 이들이 이 그리스도적 몸으로써의 삶을 살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타자”의 존재는 제거하거나 단순히 정복해야 할 어떤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할 어떤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로부터 우리는 ‘그리스도 닮음’의 현시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90페이지).

이런 결론은 비록 저자가 비판하는 방법론을 사용하였음에도 내가 논문에서 내려고 했던 결론과  흡사한 것이다. 고린도교회를 향해 바울이 말하는 사랑은 타자의 타자성을 인식하는 사랑이다. 결코 하나됨을 유지하기 위해 약자들(소수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무엇이 아닌 것이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십자가 신학이라는 틀을 새롭게 이해함으로써 바울이 주장하는 그리스도의 몸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게 해준다. 물론 그의 그리스도 상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이미지는 몰트만을 위시한 정치신학 뿐 아니라 민중신학 전통에서 먼저 다루어졌던 예수 상이다. 저자는 이 예수상을 바울의 논의 속으로 가지고 와서 바울의 몸 개념에 그대로 끼워넣었다. 그리고 그 퍼즐은 꽤 잘 맞아들어간다.

한가지 궁금한 점은 바울이 몸이라는 개념을 사용했을 때,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의 몸 뿐 아니라 부활한 몸으로서 사용했을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전한 것은 십자가이지만 그 십자가는 부활의 빛 속에 있는 십자가이지 않을까? 물론, 이런 이해가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결과들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바울의 주장과는 달리 그가 십자가만 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이런 몸의 메타포를 이해하는데 조금 의문을 갖게 하는 내용이다.

영어책이라 읽는데 꽤 걸렸다. 다행히 한국 사람이 쓴 한국식 영어라 일반적인 영어책보다는 조금 읽기 수월했던 것 같다. 혹시 고린도전서로 논문을 쓴다거나 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겠다. 물론 요즘 그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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