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함을 두드리는 망치소리

어디에 적을까 하다가 다시 이 곳을 찾았다. 교만함이라는 녀석은 너무 나에게 친숙해서 잠시만 방심하면 그 녀석이 원래 나인 것처럼 행세한다. 아니, 어쩌면 원래 그 녀석이 나일지도 모르겠다. 너무 친숙해서 한번 빠지면 내가 뭘하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몇년에 한번씩 하나님께서 ‘쿵’하고 나를 치시면 그간 쌓였던 내 지저분함들이 우르르하고 쏟아져 나온다.

그렇게 몇일 전부터 사람들에게 사과를 하고 다니는데… 누구에게 무엇을 사과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마저도 다른 이보다 나은 겸손의 모범따위가 되려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진짜 재수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차마 손을 내밀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손을 내미는게 오바같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다. 언제까지 나의 교만함을 두드리는 하나님의 망치소리가 계속될지 모르겠다.

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절대로 그 사람처럼만은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문득문득 나에게서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를 때면 정말 죽고 싶을만큼 힘이 들다. 사람을 마음으로 대하고 함께 아파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던 나의 다짐은 어느새 저 멀리로 사라지고 내 잘난 맛에 살면 사람은 알아서 따라오겠지 뻐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딱! 그 사람의 모습이다.

육신의 아버지의 모습이 나에게서 보일 때마다 그 구렁텅이에서 나를 구해주신 하늘의 아버지로부터 멀어지는 것 같아 문득 두려워진다. 그래서 이 두드리심이 원망스럽지 않다. 오늘도 두드리고 내일도 두드린다. 그리고 난 참고, 기다린다. 이 망치소리가 잦아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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