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라어 형용사 용법 : 풀어서 설명할까? 콕 짚어서 설명할까?

형용사라는 것은 명사를 꾸며주는 역할을 하는 단어를 말합니다. 즉 어떤 물체나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니면 나쁜 사람인지, 빨간 사과인지, 파란사과인지를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실제 문장 속에서는 한 문장이 단어를 꾸며주는 역할을 할 때도 있지만 일단 여기서는 하나의 단어로 다른 단어(명사)를 설명하는 경우에 사용되는 ‘형용사’를 살펴볼 것입니다.

전에 썼던 글 중에 “헬라어 형용사 변화 : 남성, 여성, 중성? 난 셋 다 돼!!!”에서 형용사의 변화에 대해서는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형용사는 명사를 꾸며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짝이 되는 명사가 있고 그 명사와 성, 수, 격을 맞춰주게 되어 있습니다. 즉, ‘좋은 말씀’이라고 할 때 ‘좋은’이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 ‘καλος’가 ‘말씀’이라는 뜻의 ᾽λογος’를 꾸며주면서 ‘λογος’에 맞춰서 ‘남성, 단수 주격 형태인 ‘ος’의 어미를 갖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καλος가 ‘나라, 왕국’을 뜻하는 βασιλεια를 꾸며줄 때는 어떻게 될까요? βασιλεια는 여성명사이기 때문에 여성명사를 꾸며주는 형용사도 여성어미를 취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단수주격 어미 ‘η’를 취한 형태인 καλη βασιλεια가 됩니다. 이렇게 꾸며주는 명사와 성, 수, 격을 일치시켜주는 형용사의 법칙은 중성명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런데! 헬라어의 형용사는 그 위치에 따라 세가지정도의 다른 쓰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게 서술적 용법과 한정적 용법, 그리고 독립적 용법으로 나뉘지요. 간단하게 생각하시면 그 단어를 설명하는데 문장으로 풀어서 설명하느냐 아니면 그 단어를 콕 짚어서 설명하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하지면 됩니다. 이 말이 더 어려운 것 같기도 하네요. 한정적 용법과 서술적 용법은 형용사, 명사, 관사의 순서에 따라 구분됩니다. 이건 각 용법을 설명하면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일단 한정적인 용법부터 설명하자면, 한정적 용법은 그 명사의 특징을 콕 짚어서 다른 것과 구분시켜주는 형용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말로는 ‘좋은 아침’같은 형태입니다. 여기서 ‘좋은’이라는 말은 ‘아침’을 꾸며주면서 아침인데 어떤 아침인지를 콕 짚어줍니다. 문법책에서는 여러가지 형태로 구분하지만 간단히 말해서 관사가 형용사 앞에 붙으면 한정적 용법입니다. ὁ αγαθος λογος나 ὁ λογος ὁ αγαθος처럼 명사를 꾸며주는 형용사에 관사가 붙으면서 형용사가 강조되는 형태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 문장은 ‘그 좋은 말씀’이라고 번역하셔야 합니다. 뭐, 그냥 ‘좋은 말씀’이라고 하셔도 되구요.

반면 서술적 용법은 우리나라 말로 하면 ‘저 여자는 아름답다’ 같은 형태입니다. 여기서 ‘아름답다’는 저 여자를 꾸며주는 형용사입니다. 형용사를 이용해서 저 여자가 어떤지를 문장형태로 서술하고 있는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 한정적 용법과는 달리 여기서는 관사가 명사 앞에 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ὁ λογος αγαθος나 αγαθος ὁ λογος같은 형태가 서술적 용법이 됩니다. 이런 문장은 ‘그 말씀은 좋다’라고 번역하셔야 합니다. 정관사 정도 빼먹는다고 누가 잡아먹진 않습니다.

그럼 관사가 안붙은 경우엔 어떻게 하나요? 성경을 읽다보면 실제 이런 경우가 많이 나옵니다. 그럴 땐 한정적으로도 해석이 가능하고 서술적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관사가 붙건 안붙건 일단 문장 속에서 동사가 있다면 형용사가 서술적으로 쓰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형용사가 서술적으로 쓰이는 것은 독립적으로 문장을 만드는 경우 뿐입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문법을 배우고 있으니 그렇지 당시 사람들은 이게 한정적 용법인지 서술적 용법인지 모르고 썼습니다. 그럼 뭘까요? 그냥 ‘아름답다’같은 형용사가 그 앞에 관사가 붙으면서 명사와 함께 사용되면 ‘아름다운’으로 바뀌는 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것을 구분시켜주는 것이 관사의 위치인 것이지요.

여기서 등장하는 또 하나의 용법이 독립적 용법입니다. 이 용법은 단순하게 말하면 명사가 없이 형용사만 단독적으로, 그것도 명사처럼 쓰인 것입니다. 그럼 ‘아름다운’의 명사형 ‘아름다움’이 될까요? 죄송하지만 헬라어엔 이런 문법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아름다운 사람’이 맞습니다. 형용사가 여성형으로 쓰였다면 ‘아름다운 여자’가 맞겠지요. 중성으로 쓰였으면 ‘아름다운 것’일테구요. 독립적 용법은 관사와 형용사만 있습니다. 즉, ὁ αγαθος라고 나오면 ‘그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 아름다운 (남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한정적 용법을 설명할 때 형용사 앞에 관사가 붙으면 ‘아름답다’가 ‘아름다운’이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같은 방식입니다. 다만 형용사의 변화 속에 ‘성, 수, 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뒤에 ‘남자, 여자, 것’등이 생략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원래 형용사는 ‘아름답다’의 서술형의 형태를 취한다고 생각하십시요. 이 경우 관사는 명사 앞에 붙어서 명사만 한정하고 형용사는 관사에서 자유롭습니다. 그런데 명사를 지배하는 관사가 형용사 앞에 붙으면 ‘아름답다’가 ‘아름다운’이 되면서 명사와 연결되게 됩니다. 그리고 명사 없이 형용사와 관사만 사용될 경우 형용사 변화 안에 포함되어 있는 성, 수, 격에 맞는 가상의 명사를 한정적 용법의 명사 위치에 넣어서 쓰시면 됩니다.

어째 이해가 됐는지 모르겠네요. 이런 용법은 αυτος의 용법이나 문장이 단어를 꾸미는 방식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니 숙지해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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