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과 희망 – 김교신 [김교신 전집 中에서]

… 오직 생활 원칙으로 그리스도를 믿는 자다운 골근이 없이 자칭 ‘독신자’라는 친구를 볼 때에 우리가 격분하지 않을 수 없고 또한 절망하지 아니치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모독하는 일 중에 ‘독신자의 불신’보다 더 큰 것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눈을 돌이켜 나 자신을 응시할 때 비로소 절망의 참맛을 맛본다. 인류의 장래와 반도의 운명이 한심스럽다 할지라도 나 자신의 한심한 자태에 비길 바가 아니다. 내가 아는 모든 형제의 불신, 소기, 경박, 변절, 무골을 모두 합하여도 나 한 사람의 심한 결함에는 비할 수 없다. 과연 나는 모든 악념의 원천이요, 모든 죄악의 소굴이요, 배워도 진취가 없고, 행하여도 적덕이 없고, 오늘 밤을 기약할 수 없는 영혼이 명년 창고를 설계하는 자요, 진주를 발견하였어도 소유를 진매하여 매득하려는 과단성을 결한 자이다. 친구들의 장점은 하나도 내 안에 발견할 수 없는데 그들의 단점만 모조리 혼합하여 된 것이 나인 것을 볼 때 절망의 맛이 어떤 것인지 여실히 느끼었다.

193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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