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실습 넷째날… 성공회 서울 대성당 방문

시청역 근처 덕수궁 옆에 위치한 대성당 건물
대성당 옆에 위치한 성가수녀회를 안내해주신 신모님
수녀회 내부 채플
대성당 앞에서
십자가 형태로 만들어진 대성당 내부…
고해성사를 할 수 있는 곳
우리를 안내해주신 자캐오 신부님

뭐 지금도 크게 바뀐 것은 없지만 ‘기독교의 가벼움’이라는 것에 넌더리가 날 때쯤 대천덕 신부님과 예수원을 통해 성공회를 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뭐, 정확히 말하자면 그 전에도 성공회를 알고는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군대 선임이 성공회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던 학생이었는데… 그 선임이랑 경계근무 서던 중에 당신에게 구원의 확신이 없다며 이등병 주제에 당시 상병이었던 선임을 진심으로 질책했던 적이 있었다. ㅋㅋㅋ 이건 거의 미친거지. -_-;; 지금 생각하면 그 선임에게 참으로 미안해지는 기억이다.

영국에서 발생한 성공회는 가톨릭의 예식과 직제를 따르면서 동시에 개신교의 신학을 수용한다. 겉모습으로 보기에는 가톨릭과 유사하지만 종교개혁 당시 가톨릭 교회로부터 독립해 나온 엄연한 개혁교회이다. 그렇다보니 개신교가 가진 장점과 가톨릭이 가진 장점을 그 안에 꽤 잘 조화시키고 있다. 성경교단이 따르고 있는 존 웨슬리도 성공회 신부였기 때문에 감리교와 성결교 등의 신학 역시 성공회의 그것과 꽤나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지금의 다른 개혁교회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직제와 상징들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수원을 통해 내가 만났던 성공회는 거룩함과 실천이 조합된 꽤나 매력적인 어떤 것이었다. 특히나 트위터에서 알게 된 주낙현 신부님의 글들은 당시 내가 고민하던 많은 문제들에 신선한 시각을 던져주었다.

오늘 만남에서도 얘기했던 거지만, 언젠가 주낙현 신부님의 트위터에 이런 글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나는 왜 성공회 신자인가?”

여기에 뒤 따르는 대답이 이런 것이었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던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제가 한명은 있다.”

그만큼 성공회 내에 다양하고 상이한 집단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의 장점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상황은 많이 다를 것이고 각 나라별로 독립된 자치권을 갖는 성공회에서 각 나라마다 그 색깔도 많이 다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것들이 서로 하나의 교회이기를 포기하지 않고 서로 대화하며 교제하고 상호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이다. 쉘비 스퐁과 존 스토트, 마커스 보그와 톰 라이트, 알리스터 맥그라스와 C.S 루이스 그리고 대천덕이 공존하는 곳… 그곳이 바로 성공회라는 설명은 나에게 그 어떤 것보다 성공회의 정체성을 잘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16세기의 종교개혁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입장이다. 물론 그렇다고 개신교의 교리가 틀렸으니 가톨릭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개신교가  가진 정신은 분명 귀한 것이지만 그것이 교회의 분리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그 사건은 교회의 큰 아픔이라고 생각한다.

교회가 꼭 하나여야 하고 무조건 뭉쳐서 커져야한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거기엔 반대하는 편이다. 다만 그것이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기를 포기하는 상황으로 치달은 것이 정당한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공회의 중도의 노선은 가볍기 그지없고 편가르기에 여념없는 개신교에 질려버린 나에게 한줄기 숨구멍 같은 존재처럼 여겨지는지도 모르겠다.

페친이신 자캐오 신부님과의 만남은 뜻밖의 선물이었다. 미리 알았으면 짧은 만남을 더 값지게 보낼 수 있었으련만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짧은 만남을 마무리 했다.

내일은 대학로에 있는 성공회 성당 예배에 참석한다. 내일 예배에서 나를 흔들어줄 무언가를 만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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