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자리 뒤숭숭한 밤 이야기

새벽에 일어날 작정으로 조금 일찍 잠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꿈 때문에 맨붕해서 깨어났다. 이런 꿈이 처음이라 어딘가에 적어놓고 싶었다.

배경은 언젠지 알 수 없는 날, 아마도 무슨 훈련인 것 같은 곳에 불려가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예비군 훈련 같은… 근데 조금은 다른 종류의 모임 같았다. 길 가던 나를 어떤 외국인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잡아서 가죽으로 된 손잡이 같은 것을 내밀었다. 낡고 얼룩덜룩한…

내가 그것을 샀는지 아니면 그냥 받았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꿈상에서 편집된 장면을 넘어가고, 결국 그 가죽 손잡이는 예상 외로 내가 참석했던 모임에서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아마도 약간의 채찍같은 효과를 내는 듯 보였다. 사람들은 내가 가진 허름한 손잡이를 보며 “그래 저거야 저거”라며 쑥덕 거렸다. 의도치 않게 레어템을 획득한 나는 약간 으쓱한 마음을 가지고 훈련을 (순식간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한참 그 손잡이를 재미있게(왜 재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음) 휘둘르며 집으로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아까 그 할아버지가 다시 나타나더니 내 손에서 그 손잡이를 채갔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고 있는 내 눈에 그 손잡이에 (아마도 나의 것으로 보이는) 지갑(은 아니고 가방?)같은 것이 달려있는 것이 보였다. 약간은 일수가방 같이 생긴… 그것이 왜 내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꿈 속에선 내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당장에 나는 이것이 도둑이라고 직감했다. 그래서 그 할아버지에서 “할아버지, 거기에 돈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 손잡이를 놓지 않는 나와 약간의 실랑이를 벌이던 할아버지는 지갑 속을 확인하더니 하하 웃으면서 “700원?”이라며 어이없어 했다.(왠 700원? -_-)

문제는 그 순간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훅 하고 나타나더니 내 어깨를 붙잡고 아마도 커터칼로 보이는 것으로 내 배를 쭉 그었다. 순간 죽었구나 하는 생각에 멘붕이 되어 꼼짝도 못하고 있는 나에게 그 사람은 “잘가요”라고 말했다. 이 사람은 분명한 외국인이었고, 턱수염이 난 젊은 남자였다. 당황한 나는 순간 내 배를 움켜잡았지만 다행히 배는 멀쩡했다. 군대에서나 입었을 법한 주황색 추리닝(왜 이런 옷을 입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길게 찢어져 있었다. 그 젊은 남자의 표정에서 일부러 깊이 찌르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두 사람은 같이 다니는 2인조 강도였던 것 같다. 그런데 나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돈을 뺐으려 했는데 돈이 없는 내가 어이없었는지 그냥 보내주면서 장난을 치는 것 같은 상황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건너편 건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나는 그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 이렇게 당하는 사람이 많은가요?”라고 물어봤고 그 사람들은 “우리도 숨막혀요”라고 말하고는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나는 다리가 풀려서 한참을 그 자리에 꼼짝도 못하고 있어야 했다. 그야말로 하마터면 죽을 뻔한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잠시 후 금발의 외국인 하나가 아까 두 사람이 들어간 건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형사인 듯 싶은 포스의 남자였다. 아니나 다를까 잡시 후 두 사람은 손에 수갑을 찬 채 순순히(?) 잡혀 나왔다. 나는 잡혀가는 그들을 마지막까지 배웅(?)해주었다. 그 상태로 아마도 한참의 시간을 그 자리에서 꼼짝 못학고 있었던 것 같은 상황에서 잠이 깼다.

여기까지가 꿈 이야기의 전부이다.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그냥 개꿈이지만 평소에 강도나 교통사고를 당해본 일이 없는 나에게 꽤나 사실적이었던 이번 꿈은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야말로 죽었구나 싶은 그 생각이 들었던 순간을 넘기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왠지 보너스 목숨을 살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이런 경험이 새 생명을 얻은 것 같은 기쁨이나 두번째 인생을 사는 것 같은 인사이트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얼마 후에는 잊혀져버릴 그냥 꿈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기에 이 이야기를 적어놓는 것은 나중에라도 ‘살았다’라는 그 느낌을 다시 생각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이다. 현실에서 이런 일을 당한다는 것을 그야말로 소름끼치는 경험일테니까… 그나마 꿈 속에서 이런 일을 겪어서 오늘도 나는 아무 일 없었던 현실로 돌아왔다. 새벽 1시반… 오늘은 조금 일찍 일어났다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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