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거룩하냐 [성서조선 제89호 1936년 6월]

거룩하지
않은 것을 거룩하다고 해주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이도 있으나 결코 그렇지 않다. 참으로 거룩하지 않은 것을
거룩하다고 하는 일은 그 민족, 그 국민, 그 신도에게 중대한 해독을 주는 법이다. 교회가 거룩하냐 아니냐, 이것도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회’라고 하면 ‘천국’이란 말과 혼동하여 곧 신성한 곳으로 섣부르게 판단하는 신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저들을 가르치는 목회자들까지도 입만 열면 성당이니, 성회니, 성찬이니, 또는 하나님 말씀의 교회성(性)이니 일러 말한다.


그 결과 교회라는 데가 특별히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소인 듯이, 거기서 예배해야만 되는 것같이, 거기에만 하나님의 말씀이 특별하게
나타나며, 성령의 은혜가 특별히 임한다는 듯이, 따라서 교회를 통과해야만 구원에 참여한다든지, 적어도 더 유리한 길 편리한
길이라는 듯이 오해하게 만든다.


우리는 교회에 관하여 전심 전력으로 관심을 가져 본 경험이 없기에 말하기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교회를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의
견해를 기탄없이 말하라고 한다면, 오늘날 기독교가 부진한 것은 전혀 거룩하지 않은 ‘교회’를 거룩한 것이라고 잘못 부르고 잘못
믿은 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일러주고 싶다.


교회당이라는 건축물이 거룩한 것이 못될 것은
“하나님은 이 산이나 저 산에서 예배할 것이 아니요, 오직 영과 진리로써 예배할 것이니라” 고 하신 주 그리스도의 말씀으로써 명백해 진다. 그러니 교회에서 드리는 기도만을 특별히 기쁘게 받으실 리가 전혀 없다.


교회란 것은 본래부터 세리, 창기, 죄인들이 회개하고 모여서 시작되었으며, 모든 재산을 팔아서 헌납할 때에도 50%는 감추어 둔
자들이 모인 곳이다. 사도 시대의 교회에도 사회의 하층계급 사람들이 모였거니와, 우리 조선 교회의 역사도 마찬가지로
상민(常民), 가난한 자, 교육받지 못한 자, 죄인들이 모여서 가슴을 치며 회개하던 자리가 곧 교회였다. 이렇게 말함은
교회를 욕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 본 모습을 말하고자 할 뿐이다.


교회에서 ‘거룩’ 이라는 개념을 제거하고, 교회당이라는 것은 부엌간이나 공장이나 마찬가지로 하나의 건물인 줄 알고
아무데서나
기도하여도 들으시는 하나님이시니 교회당에서 기도하여도 응답하시려니
생각할 때에 교회에 축복이 임할 것이다.

거룩한 교회에만 하나님의 말씀이 나타난다는 고집을 버리고, 선인과 악인을 구별하지 않고 한결같이 이슬과 비와 햇빛을 주시는
하나님이시니 죄인의 괴수들이 모인 이 교회도 그 말씀으로 길러주시려니 하고 겸손해 질 때에 참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것이다.

오늘날의 현실 교회는 계나 조합이나 회사 등과 마찬가지로 서로의 편익을 도모하는 곳이라고 본다면 교회를 모독한다고 할까?


그때나 지금이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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