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땅이의 가요들으며 은혜받기 5탄 : 결혼 – 최정철 (feat.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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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많은 사람들이 누구 노래인지 모르면서도 길거리에서 한번쯤은 들어봤을 노래일 것이다. 길거리에서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가사의 한 구절이 절절히 와서 꽂혔다.

결혼은 하고 싶은데 가진 건 사랑 밖에 없어서
결혼은 하고 싶은데 난 아무 것도 줄 게 없어서
너의 남자로 태어나서 힘들게 고생만 시킬 것 같아서
가진 건 사랑이 전부인 나 말 못하고 돌아서는 나
결혼은 하고 싶은데…

보통 결혼을 주제로 하는 노래는 희망적인 노래들이 대부분이다. 영원히 사랑한다던지, 뭔가를 약속한다던지… 입에 발린 말처럼 들리지만 그래도 그런 가사들이 가장 잘 어울리는 그런 순간이 결혼이었다. 물론 사랑하는데 해줄 것이 없어 고민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들은 많았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그런 현실을 넘어서게 만들어 주는 ‘현실에 존재하는 환상의 나라’같은 순간으로 구별되어 있었다. 이건 불문률이었던 것 같다.

근데… 이 노래 너무 절절하다. 이렇게 절절한 멜로디여도 되는 것일까 싶을 정도로 이 노래의 제목과 멜로디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노래를 듣고 처음엔 너무 화가 났다. 이 놈의 세상이 얼마나 살기 각박하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결혼이라는 과정이 이렇게 커다란 벽처럼 다가오게 만들었을까? 도대체 왜!! 많은 사람들이 ‘결혼은 하고 싶은데…’라는 가사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시대가 된 것일까? 

사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느즈막히 결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결혼 이후에 찾아오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많은 고민들이 있었겠지만 결혼 자체가 이런 커다란 벽이었던 적이 있었을까? 하지만 요즘 세대는 그런 것 같다. 결혼이라는 것이 가져다주는 무게감, 예전 같았으면 어떻게든 일단 결혼을 하고 나면 뚫고 나갈 것 같았던 정도의 무게감이 지금 세대에게는 시도하기 버거운 무게감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 노래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옛날에 동기들끼리 하던 농담으로 신학생이 한여자를 사랑하는 것은 죄라고 했다. 그만큼 넉넉한 생활을 보장할 수 없는 직업이다보니 하는 말이다. 결혼 후의 생활은 둘째치고 결혼이라는 절차를 넘어가기에도 나에게는 버거움이 있다. 지금 너무나 사랑하고 하루라도 빨리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고 그 문턱을 넘어가는 것을 망설이게 만든다. 결혼 비용, 혼수 문제, 왠만한 돈으로는 전세방 하나 얻기 힘든 상황까지… 결혼이라는 것은 언젠가부터 영원을 약속하는 예식이기 전에 또 다른 짐을 짊어지는 순간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런 남자의 생각에 대해 여자는 생각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역시 남자보다는 여자가 지혜롭다.

사랑 하나만으론 난충분하니까 내 가슴은 너 하나만으로 행복하니까
나는 바보같은 니 사랑이 필요하니까 너의 여자로 난 살아가니까

결혼은 하고싶은데, 나 역시 가진건 사랑뿐이라서
결혼은 하고싶은데, 나 역시 아무것도 줄게 없어서
너의 여자로 태어나서, 그대 하나면 행복할것 같아서
가진 건 사랑이 전부인 그댈 사랑해요~

괜찮아.jpg 이런 고민에 대해서 이 노래는 ‘해봐, 하면 좋아’라는 식의 어설픈 위로가 아니라 ‘나도 아파’, ‘다들 그래’라는 공감을 일어켜주는 가사로 사람들의 마음을 깊이 울린다. 하지만 ‘결혼은 하고 싶은데…’에서 끝나지 않고 ‘그래도 그거면 될꺼야, 사랑하니까 괜찮아’라고 말하며 위로한다.

성경에서 모든 것의 시작을 설명하는 창세기에는 결혼이라는 제도의 시작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여섯째날 아담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그의 독처함이 보기 좋지 않아 아담에게서 취한 갈비뼈로 그의 짝인 하와를 만드신다. 오늘을 사는 이 시대의 젊은 이들에게 이 이야기가 주는 가장 큰 위안은 그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함께 부부가 되는 그 시점에 그들은 서로 알몸이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들은 아무 것도 갖지 않고 서로에게 갔다. 다만 그들에게는 함께 해야할 시간들이 있었을 뿐이다. 창세기 2장의 이야기와 조금은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는 창세기 1장의 창조 이야기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여라.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

그들이 서로를 사랑한 것은 그들이 서로에게 줄 것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렇게 따지만 하와는 아담의 갈비뼈를 희생시켜야만 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잃고 아담은 뼈중의 뼈요, 살중의 살인 사람은 얻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이 지나온 시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앞으로 그들이 만들어갈 세상과 그 속에 함께 살아갈 두 사람을 보신다. 왜냐하면 처음 인간을 만드신 이유가 그들을 ‘서로’, ‘더불어’가 되게 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하나였던 인간을 둘로 나눠놓으신 하나님은 그들이 함께 있을 때 진정한 하나의 사람이 되게 하셨다. 이 노래의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은 가사로 끝난다.

이제우리결혼해요 서로의 영원을 약속해요
서로에게 모자란 부분 더 많이 사랑해줘요
나만의 사랑으로 태어나줘서 얼마나 고마운지몰라요
나는 그대의 여자가되어 나도 그대의 남자가되어
서로의 아픔까지 다 안아줘요
이제우리 결혼해요

힘들고 어려운 세상에도 사람은 서로 사랑하고 결혼한다. 세상이 그 결혼마저 하나의 짐처럼 만든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그것을 노래한다. 비록 서글픈 멜로디일지라도 우리는 그 속에서 ‘서로’에게 ‘서로’가 되어주는 사랑을 발견한다. 물론 이 글을 통해 동성연애를 반대하거나 이성결혼만이 진리라던가 제도적 결혼의 신적권위를 합리화하는 내용을 담고 싶지는 않다. [아담과 하와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거치지 않았다.] 다만 이 시대에 결혼을 고민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이 노래는 말한다.

“그래, 다들 그래… 근데, 괜찮아… 사랑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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