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만나는 사람들…

은행에서 일하게 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곳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간단하게 부자랑 가난한 사람, 거기다 쫌 더 해서 중산층 정도로 도식화 해버리면 편할텐데 여기서 만나는 세상은 그렇질 못하다.

북창동에 건물가진 수위 아저씨, 주식투자하게 대출 좀 해달라는 직장인,
주차비 몇천원 내는 것이 아까워 몰래 차를 대는 밴츠 주인,
강남에 집을 가지고도 그 집을 전세주고 강북에서 전세를 사는 50대 창구 여직원,
은행에 놓인 커피믹스 훔쳐가는 VIP고객,
매번 현금으로 몇억씩 들고오시는 양주에 회만 드신다는 스님,
재산세 낼때면 용지를 잔뜩 들고 오시는 동네 꼬부랑 할머니까지…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는 사람을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인생살이라는 것이 참 복잡하고 다양하다. 공통점이라면 모두 다 자기는 살기 힘들다고 말한다는 것…

아직 우리 사회에는 암묵적인 계급 체계가 있고 엄연한 소외 계층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렇게 굵은 선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들 속에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미세한 결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나의 눈이 많이 바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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