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공감대의 방심위, 무한도전을 까다.

20110918071308943.jpg 18일 무한도전에 대한 ‘경고’조치를 전체 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련 보도가 나왔습니다. 다음은 기사 원문 발췌입니다. 기사 원문은 여기를 참조하세요.

문제가 된 장면은 ▲말 혹은 자막을 통해 표현된 ‘대갈리니’, ‘원펀치 파이브 강냉이 거뜬’ 등의 표현 ▲하하가 ‘겁나 좋잖아! 이씨, 왜 뻥쳐, 뻥쟁이들아’라고 하며 과도한 고성을 지르는 모습 ▲정재형이 손으로 목을 긋는 동작을 하는 모습과 ‘다이×6’라는 자막이다. 이외에도 ▲출연자들이 벌칙을 주는 과정에서 맨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철썩 소리가 나게 힘차게 때리는 모습과 ‘착 감기는구나’, ‘쫘악’ 등의 자막 ▲개리가 특정 브랜드명이 적힌 상의를 착용한 모습도 지적됐다.

이런 장면들이 문제가 된 이유는 ‘방송 품위’를 저해한다는 것입니다. 유사한 내용이 반복적으로 지적되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봐서 하루 이틀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방심위가 지적한 ‘방송 품위’라는 것이 무엇이냐?하는 것입니다. 아래는 네이버 사전에 나와있는 ‘품위’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poomwee.jpg품위가 의미하는 어떤 것의 질적 수준이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과도한’ 고성이라는 것은 몇 db정도의 소리를 ‘과도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일가요? 하하의 ‘과도한’ 고성이 문제라는 것은 개인적 취향의 문제를 윤리 혹은 품위의 문제로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속어가 사용되었다면 지적받을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노출되었다면 간접광고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품위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실 위에서 지적된 것 가운데 방송의 품위를 저해했다는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대체 저런 것들이 저해한 방송의 품위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차라리 방송에서 특정인의 품위를 훼손했다는 지적했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아닌 방송이라는 존재에게 품위라는 것을 적용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놈의 방송은 뭐가 그리 고매하셔서 이런 것들에 훼손될 품위를 가지셨을까요? 적어도 무한도전의 방식에 철저히 공감하고 있는 저보다는 더 고매하신 것 같네요. 저는 품위가 떨어지는 사람인가봅니다. -_-;;

어떤 프로가 인기가 있는 이유는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시청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냈기 때문입니다. 반면 방심위의 이런 지적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들의 지적이 많은 시청자의 공감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몇몇 시청자들이 그 부분에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에게 cs를 할 때도 진상손님의 클레임을 그대로 다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잘못된 클레임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기준이 객관적인 것이 아닌만큼 문제는 공감대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을 내놓느냐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얼마 전 청소년 유해매체 선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우리나라의 심의 기준은 그야말로 안드로메다입니다.

10여년 전 서태지의 시대유감의 심의 파동이 일어나면서 우리나라의 사전 심의 제도라는 것이 사실상 폐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심의의 기준은 더 나아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심의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유해한 것들만 걷어내는 최소한의 거름망이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심의는 몇몇 사람들의 개인적 취향만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무한도전의 팬이기 때문에 무한도전 문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이지만 사실 이 문제는 무한도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방송은 심의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의위 역시 심의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방심위의 심의 결과가 국민의 정서를 반영하지 못할 경우 역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면 심의는 사실상 필요없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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