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거부한 예수의 무상급식

이변은 없었다. 나쁜 투표는 결국 시민들의 승리로 끝났다. 한참 승리의 기쁨에 젖어있을 때, 지금 한진중공업 크레인 위에 계시는 김진숙님이 남기신 트윗이 가슴에 남아 여기 추가로 적는다.

무상급식이 보편화되면 어떤 우여곡절을 거쳤는지를 사람들은 잊을것이고,아이들은 당연한 걸로 인식하게 될것이다 무상급식은 말도안되는 일이라고 모두가 말할때,고군분투해온 사람들이 있었다 세상의 모든 진보는 말도안되는 일을위해 싸워온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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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투표가 끝나기까지는 40분 정도 남았지만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 바로바로 글을 쓴다. 이번 주민투표는 아무리 핑계를 대려고해도 정신연령이 5세정도 된다는 어떤 작자의 정치적 욕심으로 인해 시작된 잘못된 투표였다. 그리고 거기에 시민들은 그 투표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투표 거부로 응답했다.

최종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보수 지지층의 표밭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남 3구에서도 33.3%를 겨우 넘거나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였다는 것을 한나라당은 유심히 봐야 할 것이다. 투표한 사람은 모두 한나라당 지지층아니냐는 자위적인 헛소리나 해서는 달라질 것이 없다. 그들에게 양심을 기대하지 않으니 그런 것은 차치하고 정략적으로 보더라도 이 수치는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판단정도는 할 수 있길 바란다.

국가의 재정이라는 것은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어떤 목적으로 쓰느냐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한다. 한강 걸레상스니 뭐니 해서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일년에 1조씩 이자를 내는 빚더미 도시를 만들어 놓은 시장이 800억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는 선동을 하고, 거기에 대통령도 나서서 포퓰리즘 어쩌구 하면서 편가르기에 나섰다. 그리고 그것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노력이라도 하듯 보란듯이 부자에 대한 추가 감세를 추진했다. 누구 때문에 이 나라 경제가 어려운지 앞장서서 보여주시는 우리 가카이시다.

부자 아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이것을 무상급식으로 부르는 것부터 고쳐져야 한다고 본다. 세금내고 먹는 밥을 공짜밥처럼 말해도 안될 것이며, 이것이 의무교육처럼 권리이자 의무인 기본권의 문제임이 잊혀져서도 안될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도 이것을 교정하는 일들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가슴 아픈 것은 이번 선거를 통해서 대형교회들이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되었다는 것이다. 권력과의 결탁이라는 이미지를 너머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기독교의 모습은 온갖 비논리적 유언비어로 사람들은 선동하고 불법을 일삼는 이미지로까지 굳어졌다. 그들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번에 보여준 그들의 행태를 통해 하나님을 찬양할 사람은 없다. 오히려 그들의 하나님은 놀림거리가 되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한번 더 종교세 광풍이 불 것이다. 세금에 대해서 그렇게 의견 표명을 했으니 그에 따른 책임있는 모습도 보여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도 이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없다. 그들이 세상의 외침에 귀를 막았듯 이제 세상도 그들의 소리에 귀를 막을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에는 유난히 밥먹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늘 문제가 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왜 저들과 함께 먹는가?”의 문제였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당시에 예수님을 향해서 이런 불만을 토로했던 사람들도 종교 지도자들이었다. 예수의 식탁엔 부자도 있었고 가난한 자도 있었고 범법자도 있었다. 그 자리는 하위 30%는 무상으로 먹고 나머지는 돈내고 먹는 자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처럼 오늘날의 교회도 ‘나’와 ‘너’를 나누고 갈라내기 시작한다면 정작 예수의 식탁에 초대받지 못하는 사람은 ‘너’가 아니고 ‘나’일 것이다. 오늘 그들이 거부한 것은 공짜밥이 아닌 예수의 식탁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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