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보수와 진보를 씹다.

요새 기독교판을 보고 있자면… 꼭 예수가 둘인 것만 같다.

물론 나는 어느하나 소위 보수라고 하는 자들에게 동조할만한 것 없는 나름 좌파이다.
그래도 나름 보수적인 교단의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한두마디 적어보려 한다.
일단, 여기서 ‘보수’와 ‘진보’라는 말은 절대적 기준이 아닌 우리나라 안에서 일반적인 구분임을 미리 밝혀둔다.
보수라는 사람들은 요새 정치하시느라 너무들 바쁘신 것 같다.
다른 때 같았으면 진보라고 하는 분들이나 하실 정치얘기들을 목사님들이 앞에 나서서 해주시니…-_-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하나님의 선물이라 여기시는 분들…
그 시장경제가 이기적인 인간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생각은 왜 안하실까?
장로님이 대통령되더니 종부세도 없어지고 나라는 쪽박차게 생겼고…
물론 나라 경제 어려운게 이명박 때문은 아니겠지 생각한다.
(나는 노무현때도 노무현때문은 아니겠지 생각했다.)
그래도 종부세는 발뺌하기 어려운 듯…
세습도 마음껏 하시고…(누가 성경적이라 그랬다는데…)
뇌물도 마음껏 뿌리시고… 감투놓고 싸움도 열심히 하시고…
복음을 복음 아닌 것처럼 포장하시는 것도 참 능력입니다. ^^;;
난 어쨋든 당신들 같은 목회자는 안될랍니다.
‘나’라는 인간이 원채 보수랑은 별로 안맞는 스탈이라 보수 얘기는 그만하려 한다.
문제는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진보가 더 문제인 듯 보인다.
도대체 몇년도때 진보를 가지고 진보라고 떠들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진보들이 하고 있는 신학이 모두 5~60년대 학자들이 하던 것들이다.
은퇴를 앞두신 어떤 교수님이 수업 중에 그런 얘기를 했다.
“칼바르트니 몰트만이니 해방신학이니 요새 하는게 다 우리 때 했던거 아니냐? 요샌 신학이 없더라.”

요샌 진보도 급이 있나부드라… 
교회 개혁 내세우면서 교리는 지키고 사회운동에 집중하는 진보 (흔히 복음주의 개혁파라는 분들)
복음주의 개혁파라는 분들은 진보라고 보기엔 쫌 그렇다. 실천하려는 보수정도로 봐야할까?
진보와 보수사이에 낀 어설픈 집단인 것은 사실이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분들은 이런 진보인 척하시는 보수분들이 아닌 스스로 진보라 하시는 분들이다.
노동운동하고 통일운동하는 운동권 스타일의 민중신학 하시는 분들…

그리고 역사주의 신학을 바탕으로 상당히 세련되고 지적인 척 하시는 이성주의자들…
그리고 종교 다원주의를 이야기하시는 분들… 종교 다원주의는 나쁜 것이라는 의미에서 사용하는 말은 아니다.
(나는 민중신학과 종교다원주의가 이야기하는 것에 원천적으로 동의하는 좌파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상당히 학문적 지식들을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이성적 잣대로 기존의 기독교를 무지몽매한 사람들 취급을 하고 있다.
물론 그 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_-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의 보수라는 분들은 학문적으로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계시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교회는 성도들을 최대한 멍청하게 만들려 작정한 것만 같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위 ‘쫌 아는 자들’의 눈에 선교단체나 선교사들 그리고 교회안에 있는 사람들이 우수워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이런 잣대가 정당한가?


시대가 변했다.

언제까지 모더니즘적인 마인드로 세상을 향해 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하는가?
사회는 다변화되고 개인화되어가고 있다.
역사적 예수나 민중신학 같은 근대적인 이론들은 부분적인 소수 집단의 관심의 대상이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절대담론이 무너져버린 시대에 가슴을 울리는 외침이 될 수는 없다.
‘~신학’이라면서 이름만 그럴싸할 뿐 현 시대에 아무것도 던져주지 못하는 것은 신학이 아니다.
누군가 내게 그랬다. “언제나 이기는 쪽은 진보다.”라고… 
짧게 보면 보수가 이기는 것 같지만 결국엔 진보가 이긴다고… 그러면서 사회는 발전해가는 거라고…
근데 요새같으면 진보가 안이겼음 좋겠다.

그들이 사용하는 이성적 잣대라는 것들은 그것들이 유행하던 6~70년대에 이미 지나버린 폐품들이다.
물론 우리나라 교회와 신학이 그런 역사주의비평에도 워낙 무지했던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현 시대를 향한 그들의 목소리에 대한 변명이 되지는 못한다.

민중신학은 나름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시대가 변하더라도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의 아픔과 함께 하려는 노력은 분명히 귀한 것이다.
하지만 민중신학은 구시대의 신학이라기 보다는 구시대의 옷을 너무 좋아한다. -_-
아직도 민중신학하는 사람들은 6~70년대 좌파 이데올로기의 특징들을 그대로 신학으로 옮겨온 느낌이다.
여기서 좌파이데올로기라 함은 소위 빨갱이라 부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공산주의적 시도를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그것은 구시대적 유물이라는 말이 하고 싶은 것이다.

이성주의자들은 그들이 그토록 귀하게 여기는 이성이라는 잣대가 무너진 현실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그들의 시각은 아직도 아인슈타인이전에 뉴튼의 세계속에 머물러 있는 듯 하다.
이성적 학문이라는 건 실용적으로 써먹을 수 있을 때에라야 가치를 갖는 것 같은 시대가 요즘의 모습이다.
세상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말할텐가? 그거 원래 보수들이 하는 소리 아닌가?
왜 도무지 이성적인 것으로 설명할 가치도 느껴지지 않는 오순절 계열의 종파들이 성장하는가?
고등종교라고 하는 것들은 그렇다 치자
왜 과학이 발전한 요즘 같은 때에도 점집은 없어지지 않을까?
왜 샤머니즘 같은 말도 안되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이 꽤 근사한 종교로 다시 등장하는가?
이성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실존의 공허를 채우려 이성 너머에 있는 것들에 매진하는 인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그냥 무지한 인간들의 또 다른 뻘짓이라고 생각하는가?

배타성을 특징으로 하는 종교에게 배타성을 포기하라는 종교 다원주의가 종교 다원주의인가?
그런건 종교다원주의 처음 나올 때나 하던 소리 아닌가?
나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다원주의가 다원주의인가?
솔직히 종교다원주의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도 종교다원주의보다는 반기독교주의 냄새가 너무 나서 기독교인은 함께 하기가 그렇다. -_-
여러 구심점을 갖는 종교 “다원”주의인가 아니면 ‘너의 신 나의 신 모두 같은 신’이라고 말하며 하나의 구심점을 새로이 만드는 또다른 ‘헤쳐모여’의 구호인가?

가장 훌륭한 신학은 어떤 신학일까? 보수든 진보든 시대를 반영하는 신학일 것이다.
불트만이 말했듯 신학은 인간학이기에…
보수집단이 열을 올리는 낙태, 동성애 같은 섹슈얼한 이슈도 아니고
진보집단이 좋다고
환영하는 역사적 예수나 해방같은 구호도 아닌
정말 자기라는 존재를 자기가 되게 해줄 무언가를 세상은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세상이 원하는 복음이지 않을까?
보수라면 몰라도 ‘내가 진보다’라고 말하려면 내가 옳다고 믿는 것보다 세상의 필요에 대해 답하려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내가 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진보 꼴통 중에 하나이면서 보수집단에 속해서 보수의 하나로 살아가고 있는 이중첩자일 뿐이다.

하지만 이것만은 안다.
진보든 보수든, 예수의 복음을 믿는 자들이든 예수의 정신을 사모하는 자들이든
지금 시대가 우리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잘났다고 뻐팅기거나 서로를 향해 욕하고 깍아내릴만큼 여유있는 사정이 못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중요한 이야기라고 떠들고 있을지 모르지만 세상은 거기에 아무도 맞장구 쳐주지 않는다.
아니, 개독교가 잘하고 있다고 박수는 쳐줄지 모른다.(이 개독교엔 진보라는 분들도 포함된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인생을 바꿔준 고마움에서 나오는 박수가 아닌 조롱의 박수이다.

예수가 사회적 혁명가였든 하나님의 아들이었든
중요한 것은 그는 그를 따랐던 자들의 인생을 바꿔놓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진보와 보수를 통털어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명의 길을 보여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런 것보다 그가 오늘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진보? 보수? 적어도 우리 나라엔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 우리는 모두 보수다.
그리고 우리는 진보가 되어야 한다.
내가 아는 것과 내가 믿는 것보다 세상이 아는 것과 세상이 믿는 것에 민감할 줄 아는 것… 그것이 진정한 진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짜 진보는 보수를 부정하지 않는다.
예수님이 그랬다.
예수님은 마지막날까지 유대인이셨다. 그래서 난 기독교인이고 오늘도 교회에서 공동체와 함께 있다.

4 Comments

  1.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분명히 여러 가지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생각할 만한 점이 많은 것 같네요. 답은 없고, 저는 너무 게으르네요. ^^
    (그런데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지금 저는 진보인 척하는 보수라능… ㅋㅋ 아, 저는 신학을 공부한 사람은 아닙니다만… ^^)

    1. 저는 보수인 척 하는 진보입니다.^^
      애초에 하려던 얘기는 보수도 진보도 우리나라에선 다 보수라는…
      진정한 진보가 있길 바라며 쓴 글입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

  2. 마지막 두 문장이 굉장히 와닿네요..
    기독교인으로 세상 속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하는지..참 어려운거 같아요
    사회공부도 해야하고 기도도 해야하고

  3. 실컷 공감하고 갑니다!
    역시 복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분명 있고,
    우리같이 기독교의 진보세력이
    기독교를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기독교를 가꾸는 쪽이겠네요.
    물론, 그 방법이 무엇인지를 연구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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